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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07. 2016

전세의 시대는 끝났다

Chapter 5. 부동산투자

부동산 투자를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단어가 '전세'다. 살 집을 알아보면서 이 전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전세 시스템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대단하다. 전셋값의 등락이 매일매일 뉴스가 되는 세상이다.

전세?


우리나라 전세 제도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보자.


계약기간은 2년이다. 계약 시 일정 범위 내에서 저당 설정이 가능하다. 집이 경매에 붙여질 경우 전세권자보다 앞선 선순위 채권이 있을 수 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대략 50%에서 70% 정도다. 전체 점유형태 가운데 약 20% 정도가 전세다.

전세가 사라진다.


전세는 민간 주택금융이라고 볼 수 있다. 제도권 금융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은 자본으로 자기 집을 소유하고, 가격 상승 추세를 따라가면서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이다. 부채의 역할을 하는 전세금을 이용하면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다. 즉,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해 집주인은 높은 자기자본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세입자는 주택 구입에 드는 자금보다 적은 돈으로 일정 기간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전세 시스템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전세 제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주택금융의 발달이다. 집주인은 굳이 전세를 주지 않더라도 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 대출로 집을 구매하고 월세를 내주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게 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음으로 주택 가격 상승추세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주택 가격은 어느 정도 안정 추세에 접어들었다. 한 채의 주택을 보유한 가구가 추가적인 주택을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릴만한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최근의 전세 희귀 현상을 보자. 전세를 내놓는 집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2가구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자 하는 수요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전세는 시세차익을 통한 자본 이득을 전제로 해 유지된 측면이 강하다.


전세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과거 수많은 지역에서 전세와 비슷한 시스템이 존재했고, 지금도 그렇다. 전세가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것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고도성장기에 주택을 통한 시세차익이 가능했었고, 또 그 당시 충분한 금융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전세는 우리나라 전반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세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별한 상황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상황이 바뀌면 없어진다. 혹자는 전셋값이 오르니 집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완전히 방향을 반대로 본 것이다. 전세가가 오른다는 것은 전세가 희귀해진다는 것이고, 전세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나 매입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으니 매입하련다"는 아이디어는 위험하다.


물론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르는 지역이 있을 것이고, 떨어지는 곳도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다. 하지만 대세 상승기가 끝날 때가 가까운 것은 자명한 듯하다. 


부동산은 한 번 투자하면 화폐로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재테크 대상 중 하나다. 가격의 변동폭도 결코 작지 않다. 투자 단위도 크다. 그만큼 두드려보며 투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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