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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쇼츠 Mar 14. 2016

숲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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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엄마는 아이들의 안전을 더 강조합니다. 반면, 아빠는 아이가 더 강하게 크길 원하죠. 제 주위의 대부분의 가정은 이런 구도로 되어 있습니다. 엄마는 더 섬세하고, 아빠는 더 거칠게 아이들을 다룹니다. 엄마는 아이의 작은 상처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아빠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갑니다. 이렇게 엄마와 아빠의 균형이 아이를 건강하게 키웁니다.


쌍둥이 아들 둘이 태어나고, 저는 아이들을 '숲유치원'이라는 데에 보내고 싶어 졌습니다. 봄이나 여름이나 가을이나 겨울이나 상관없이 아이들을 '숲'에서 놀게 하는 그런 유치원인 것이죠. (비싸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숲유치원이란 곳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많이 없는, 그래서 정부가 지원하는 단계에 돌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용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돌아가는 거죠. 제가 알아본 숲유치원의 가격은 대략 100만 원이 넘습니다. 아이 둘을 보내면 월 200만 원 이상이 듭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곳에서 아이들을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인 요소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자! 먼저 숲 유치원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독일의 유아교육학자인 프리드리히 프뢰벨(Friedrich Frobel)의 "어린이들이 숫자나 글자가 아닌 자연에서 뛰어놀게 하라"는 교육 사상에 따라 숲 유치원은 시작됐습니다. 독일의 최초의 숲유치원은 1968년부터 사작된 '숲산책그룹'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운용되고 있다는 이 숲산책그룹, 대단합니다.


독일의 본격적인 숲유치원은 1993년을 기점으로 생겨났습니다. 학부모와 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의 후원으로 2002년 73곳이던 숲 유치원은 300곳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정도 대략 70% 이상이 자치단체에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계산 숲자람터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에 자리 잡은 숲유치원입니다. 지난해 9월에 2016년도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열었군요. 이곳 숲자람터에 입소하기 위해선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해야 합니다. 적응훈련은 1~2주 정도 진행되고, 개인차에 따라 조정된다고 하네요.


인천대학교 부설 숲유치원

인천대학교의 숲유아고육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숲유치원입니다. 대학 부설인만큼 체계적인 운영이 장점으로 보입니다. 2009년 산림청이 숲유치원 모델로 국내 최초로 지정한 곳입니다. 아이들은 청량산에서 수업을 받게 됩니다.


삼육대학교 부설 어린이집 숲반

삼육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여러 반이 있고, 그중 두 개 반이 숲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혼합연령숲반A와 혼합연령숲반B로 총 정원은 38명 정도입니다. 인기가 좋아 입소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봉화산숲키움터

봉화산에서 아이들이 뛰어놉니다. 다른 많은 숲유치원처럼 독일형 숲유치원을 표방합니다. 만 2세부터 만 5세의 아이들이 대상입니다. 아이들이 주가 돼 유치원 교육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모임을 통해 아이들이 그날 가고 싶은 산을 정하고, 원하는 놀이를 하는 거죠.



이외에도 여러 숲유치원이 운영 중이고, 속속 새로운 숲유치원이 오픈하고 있습니다. 막연히 아이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숲유치원에 보내야 한다는 것은 조금은 안일한 생각이라는 게 제가 숲유치원에 대해 알아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아이의 성격과 맞을까?

아이들마다 성격은 제각각입니다. 활동적인 아이들도 있고, 내성적인 아이들도 있습니다. 변화를 즐기는 아이와 평온한 환경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결정에 따라 "넌 숲유치원에 가야 해"라고 강요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적응기간 동안 아이를 잘 살피고, 의견을 여러 차례 묻는 게 중요합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까?

만약 숲유치원에 드는 비용이 소득의 30% 이상 차지한다면? 소비는 항상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과연 숲유치원 비용이 가족 전체의 입장에서 타당한지, 이 돈을 다른 데 쓴다면 더 좋지 않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아이의 유치원을 중간에 바꾸는 것은 아이에게도 부담입니다. 또, 유치원은 생활의 일부이지, 전체는 아닙니다.


종교 문제는 없을까?

몇몇 숲유치원은 종교적 색채가 있기도 합니다. 교육 이념에 종교적인 요소가 포함되기도 하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교육과정에 종교적 활동이 포함된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향후 문제 될 소지가 있으니 처음부터 고려해야 할 사안임은 틀림없습니다.


교육 철학이 우리와 맞을까?

이 부분은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숲유치원이 지향하는 바가 일반 유치원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한글 읽기나 영어 등 일반 유치원에서 다루는 커리큘럼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향후 초등학교 교육과도 연결됩니다. 아이에게 숲유치원을 보냄과 동시에 다른 일반 유치원에서 이뤄지는 교육까지 강요한다면 아이는 둘 모두에 실증을 느끼게 될지 모릅니다.


저의 아이는 근처 구립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숲유치원에 입학하기엔 어립니다. 물론 숲유치원에 대한 로망(?)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네요. 


숲유치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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