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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하늘구름그늘 Oct 28. 2020

통제하지 않으면 계획도 소용없다

벌어도 남는 게 없다는

  벌어도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딱 맞다. 그렇다고 지출을 줄일만한 것도 없다. 수입을 더 올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맞벌이라고 해서 남들은 두 사람 다 수입이 있으니 당연히 돈을 많이 모았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수중에 남아있는 돈은 그리 많지 않다.


  둘이 버는데도 수입만큼 저축을 훨씬 더 많이 하지는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출에 있다. 맞벌이를 하므로 적절한 지출이라고 항변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비형 지출’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낭비형 지출’이 많다. 외식, 식재료 구입, 물건 구입 등 모든 면에서 외벌이 가정에 비해 일단 더 많은 지출을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맞벌이를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지출하는 것보다는 구매에 대한 금전적인 부담감이 외벌이에 비해 덜하기 때문이다. 


  고소득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A 씨(여)는 아이를 낳고 3년 정도 쉰 것을 빼곤 단 한 번도 일을 하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남편도 전문직이라 수입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결혼 후 20년이 되어서도 아직 변변한 자산이 없다. 그런데 그 가족의 현실을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남편은 습관적으로 돈을 낭비한다. 한 달에 몇 번씩 고급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A 씨는 몇 번씩 백화점을 들락거린다. 남편은 자신의 약점을 만회하려고 주말이면 여행을 계획한다. 만만찮은 돈이 들어간다. 


  서로 돈을 벌고 있으니 자기 돈을 자기가 쓴다는데 뭔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전혀 계획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다. 돈이 모일 수 없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소비형이 아니라 낭비형 지출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결혼 후에 계획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지금도 맞벌이를 하니 언제든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고소득이니 걱정 없다는 생각이다. 


  현재 50대인 이들 부부의 10년 뒤 모습은 과연 어떨까? 충분한 노후준비를 했을까?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은퇴 후에도 씀씀이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나름 충분한 노후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그 돈을 다 쓰고 수중에 남은 것이 없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다.


  지출은 소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입 내에서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하는 것만이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지출은 계획된 통제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낭비를 하지 않는 적정한 소비지출이 필요하다. 특히 맞벌이이기 때문에 서로 통제할 수 있는 지출 계획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이 너무 과한 지출을 하거나 낭비를 한다면 다른 한쪽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하는 기형적인 지출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차라리 외벌이 가정이라면 나타나지 않을 모습이 맞벌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지출의 오차가 생겨버린다.


  계획된 통제는 정확한 현실 파악으로부터 알 수 있다. 자신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므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장표를 작성해본다. 그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계부다. 부부가 각자 만들어 보자. 가계부는 계획된 통제를 가능하게 해 준다. 평소에 쓰는 돈의 지출 구멍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되므로 꼭 작성해 보고 지출을 통제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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