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 작가님 클래스를 듣게 되다
무작정 인스타툰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바로 강의를 찾아나섰다. 나는 잘하는 건 없지만 실천은 빠른 편이다. 무지해서 용감했던 것같기도 하다. 강의를 찾다보니 내가 딱 원하는 강의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인스타툰 작가 귀찮 작가님의 강의였다. 내가 찾는 게 바로 이거란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쉽게 그릴 수 있을 것같아서였다.
그래서 난 바로 결제를 단행한다. '이런 거에 돈아끼는거 아니야' 스스로에게 말하면서도 생각보다 큰 금액에 손을 떨긴 했다.
처음에 시작할 땐 내가 완강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긴했다. 아무리 짧은 강의이지만 그림 강의를 처음 접하는 내가 왠지 기죽어서 금방 포기하진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귀찮님 강의를 듣자마자 생각이 달라졌다. 결과를 말하면 난 완강하고 말았다.
내가 완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단 귀찮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처음에는 선생님을 따라 귀찮 캐릭터를 그린다. 사실 이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표정에 따라 느낌이 확확 달라지는게 바로 느껴지는게 너무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이 귀찮 캐릭터를 그리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왠지 내가 잘하는 것같은 자신감이 뿜뿜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자신감이 중요한거 아닌가!
두 번째 이유는 선생님의 다정함때문이다.
선생님은 수업을 하시는 과정에서 계속 수강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려고 하셨다. "잘 그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완성도보다 콘텐츠가 더 중요해요" "잘 따라오고 있어요" 끊임없이 말씀해주셨다. 강의가 계속되면서 기죽으려고 할때마다 다정한 멘트를 툭툭 던져주시는데 그 마음이 따뜻해서 수업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그런 말들이 와닿기도 했다. 그림 하나를 미친 듯이 잘 그리는 것보다 조금 미숙한 그림이라도 꾸준히 그려보는게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꾸준히 하는 건 좀 하는 편이니까'하며 용기가 슬슬 생겨나기 시작했다. 역시 다정함이 사람을 변화시킨다. 아무래도 선생님이 매번 멋드러진 그림만 보여주면서 완성도있는 내용만 강조했더라면 바로 손들었을 것이다. 항복!
세 번째 이유는 웃기게도 과제때문이었다.
나는 과제 이런거 좀 귀찮아하면서도 왠지 꼭 달성하고 싶은 성취욕이 있나보다. 강의를 진행할 때마다 선생님께서 과제를 내주시고 그걸 커뮤니티에 올려야 클래스에 과제 탑재 버튼이 빨간 색으로 변한다. 아무도 검사하는 사람이 없는데도 그 불 켜지는 느낌이 신나서 계속해서 과제를 올렸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다른 사람들의 과제를 볼 수 있는데 그것도 공부가 많이 되었다. 같은 수강생이지만 그들 중 이미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걸 보면서 또 자극받아서 더 열심히 그리게 되었다.
결국 난 2주일여만에 완강을 하게 된다. 완강한 것 자체만으로도 뿌듯함이 최고조였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림 강의를 완강하다니. 그리고 심지어 무언가를 혼자 그릴 수 있게 되다니. 감동이었다. 다 선생님덕분이다. 그래서 귀찮 선생님께 드리는 헌정사를 그림으로 그렸다.
혹시나 강의를 들을까 말까 망설이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한번 수강해보세요! 아마 완강하실 수 있으실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