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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Jan 21. 2019

[뮤즈 '시' 창작 강연]

즉석에서 책을 소재로 쓴 '시'

[뮤즈 : 송진우 작가] 책 등


자작나무로 각지게 쌓아 올려진 선반 위에

책 등을 보여주며 가지런히 꽂혀져 왔다


선택된지도 오래, 읽힌지도 오래

그렇게 진열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이름과 용도를 보여준다


아직은 어린 나이에

가치를 잃어버리고 소모되어 돌아온 어느 날

책 등을 돌려 거꾸로 꽂아 본다



[뮤즈 : 권호 작가] 짝사랑(Feat:책)


퇴근 5분 전 설렘으로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당신의 향기와 감촉은 나를 깨어있게 합니다.

한 번도 나를 찾지 않을 당신을 오늘도 이렇게

지그시 바라봅니다.



[뮤즈 : 오도현 작가] 괜찮은 책


부담 없는 얇은 책

제목이 매력적인 책

표지가 예쁜 책


어제까지 내가 좋아하던 책들


무겁고 두꺼운 책

담백한 이름을 가진 책

단순한 표지를 입은 책


오늘부터 내가 좋아할 책들

아니,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괜찮은 책들



[뮤즈 : 허상범 작가] 우리의 삶은


일곱 살 한 권,

열세 살 여섯 권,

열여섯 살 세 권,

열아홉 살 세권,

스물일곱 살 여섯 권.

도대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책으로

되어 있을는지.



[뮤즈 : 이수민 작가] 활자의 무게


단어가 뿌려졌다.


느끼지도 못할 활자의 무게는

서로 다른 중량으로 마음에 내려앉는다.


단어와 단어 사이,

작은 공백( ) 까지도 저마다의 무게로


이렇게 가벼워질 수도

이 만큼 무거워질 수도


펼 쳐들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무거운 중압에 자국이 남았다.



[뮤즈 : 신동호 작가] 검은 씨앗


옛 것이 좋았던 나는 한 장의 종이를

쓸어 넘긴다. 까슬한 그 느낌이 좋았던 나는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누렇게 변하는 책을 바라보며 이제 그는

더 이상 웃음 짓지 않는다


안타까운 미소를 보내는 너는 나와

함께하자 수 없는 알맹이를 마음에 심어

분수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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