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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답노트 여덟 번째,
심리/외부적 영향

by 글로소득
ChatGPT Image 2025년 5월 18일 오후 01_35_11.png
오답 노트 8번: 심리/외부적 영향

1. 나의 사례

어느덧 오답노트도 마지막에 다다랐다.
이번에는 특정 실수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

어쩌면 모든 오답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심리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코인 선물 오답 노트를 시작하며 밝혔듯이
나에겐 갚아야 할 10억 상당의 빚이 있다.

혹시나 이 글로 처음 접하신 분들 위해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 10억은 아파트 구매 자금을 위해 사용된 돈이다.

10억 중 얼마간은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고,
실제 나의 부채는 그 절반 정도의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다들 그 정도 빚은 지고 산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부모님의 지원조차도 채무로 느껴졌다.

무슨 배부른 소리냐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결혼 이후의 내 삶까지 부모님께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특별히 책임감이 강하다거나, 효심이 깊어서는 절대 아니다.
내가 부모님의 노후를 책임져줄 수도 없으니, 그 이상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야만 서로의 삶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내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나의 개인적 열망도 한몫했다.
경제적 자유. 나는 모든 걸 코인 선물을 통해 한 번에 해결하고 싶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나는 8만 달러(약 1억 2천만 원)를 달성한 순간에도
원금만큼은 빼둔다거나, 이럴 때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는 걸 떠올리지 못했다.

결국 8만 달러는 단 3일 만에 6만 달러가 되었고,
그 이후 나의 절박함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지 않았다.

나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나는 2월부로 그동안 해오던 유일한 취미인 크로스핏마저 그만두었다.

나는 코인 선물을 하기 이전에 5년 가까이 크로스핏이란 운동을 하고 있었다.
오프라인 대회도 나갈 만큼 진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내 삶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고,
크로스핏 덕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코인 선물로 8만 달러를 달성할 때까지만 해도
일과 취미인 크로스핏 그리고 트레이딩 3가지 모두 잘할 수 있겠다는 그런 믿음이 있었다.

8만 달러를 잃고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닫자,
나는 크로스피터로서의 자신과 작별을 해야만 했다.

그 정도로 간절해야만 코인 선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었다.
나의 하루를 온전히 일과 트레이딩으로만 꾸리게 되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나는 원금마저 잃었다.

2. 무엇이 틀렸을까?

[오답 ❌]: 절박함 혹은 조바심?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여쭙고 싶다.

어떻게 코인 선물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말이다.


사연 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처럼

나의 사정은 전혀 특별할 게 없을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시장에 들어섰고,

문자 그대로 목숨 걸고 트레이딩에 임하고 있으리라.


그래서 이번 오답노트에서 말하려는 오답이

절박함 혹은 조바심이라 말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누구나 절박하고, 또 조급하다.

특별히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말이다.


바꿔 말하자면 원인은 심리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심리라는 단어만으로는 충분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왜 나는 원금마저 모두 잃었을까?

원금이라도 남았을 때 털고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만 현명했다면, 그 순간 털고 나와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정말 심리가 전부였을까?


그 심리의 기저에 무엇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바로 외부적 요인이다.



[오답이 발생하는 이유]: 외부적 영향


트레이딩은 멘탈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가리키는 진실은 복합적이다.


트레이딩을 하는 그 순간, 멘탈 관리의 중요성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트레이딩 외에 나의 멘탈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트레이딩 자체로도 얼마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가.

나의 예상을 벗어날 때, 우리는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다.


원칙을 아무리 잘 지킨다고 해서 멘탈이 온전한 게 아니다.

3번 연속으로 손절이 나간다거나 내 스탑로스만 터지는 경험을 하면 어느 누구라도 흔들린다.


여기에 내가 빚이 있거나, 무언가 포기했다면

매 포지션마다 원칙을 지킬 수 있을 리 만무하다.


나는 빚을 끌어온 상황은 아니었지만, 코인 선물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려 했고

나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외부적인 요소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었다.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내 기질까지 더해져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나는 항상 익절이 짧았고 손절은 길었다.


손절을 배우고 나서도 짧은 손절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

그러면 또 복수를 위해서 레버리지를 높이고, 포지션 비중을 크게 가져갔다.


우리가 트레이딩에 있어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여도 모자랄 마당에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확률을 깎아먹고 있다면, 불리한 게임을 자처하는 꼴이 된다.


누구도 외부적 요인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적어도 트레이딩의 순간만큼은 철저하게 분리할 수 있어야 했던 게 아닐까?


3. 예상되는 추가 문제

[좁아지는 선택지]


잘 아시는 것처럼, 오답 노트에서 다룬 오답들은

개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다.


손절을 하지 못해서 물타기를 하게 되고,

손실이 커지니까 자연히 레버리지를 올리고, 풀 시드 진입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복수나 복구매매로 인해 문제가 더 커지거나,

뇌동매매를 하다 보니 다시 똑같은 오답을 반복하는 식이다.


심리와 외부적 요인은 우리가 오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다.

돈을 잃으면 안 된다는 그 마음을 불러일으킨 상황이 '돈을 잃게 만드는 선택'을 내리게 한다.


왜 복구를 해야 하는가? 손실이 났기 때문에?

아니다. 손실을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손실을 싫어하지만, 특별히 더 '손실을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그것이 '아파트 자금 마련'이었고 '취미까지 포기한 절박함'이었다.


다른 어떤 투자 수단보다 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코인 선물에서

'리스크 없는 이득'을 보겠다는 욕심은 손절도 할 수 없게 만든다.


가능한 시나리오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트레이딩 세계에서

스스로 선택지를 제한해 두고, 최악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정리]


심리/외부적 영향으로 인해 초래되는 추가 문제는

앞서 다뤘던 것처럼 모든 '오답'들에 해당한다.


고배율의 레버리지, 풀시드 진입, 물타기,

복수/복구매매, 손절, 매매 횟수, 뇌동매매가 그것이다.


구체적인 추가 문제는 앞선 오답들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또 반복하기보다는 심리/외부적 영향에 해당하는 이야기만 하고 싶었다.


정리하면 자기도 모르게 오답을 고르는 어리석음만은 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오답을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외부적 영향과 심리로 인해 몰려있는 상황에서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희박하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 속에서 싸우고 계시다면

내가 안정될 때까지 전장을 벗어나보시는 건 어떨까?


물론 전장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실 수도 있다.

나도 완전히 도태되어 버릴까 봐 전장을 벗어나는 것조차 두려웠다.


그러다가 나의 의지도 아닌 시장에 의해서 퇴출되고 말았다.

우리가 가장 바라지 않는 형태로 말이다.


다시 한번 내가 그 싸움에 임하게 된다면,

최상의 컨디션과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려고 한다.


4.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 : 길게 멀리 보기]


오늘의 정답은 조금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하물며 코인 선물로 실패한 사람이 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마음이 더 크다.


나는 코인 선물을 하고 계신 분들께서 길게 멀리 보셨으면 좋겠다.

특히나 복리의 마법을 믿고 계시다면 한 번 더 고려해 보시기를 바란다.


복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길고 긴, 어쩌면 아주 지루한 싸움 끝에 쌓아 올릴 수 있는 결과가 아닐까?


나는 이것을 하루아침에 이루고 싶었다.

그래서 오답 노트의 오답들을 전부 다 저지르고 말았다.


간곡히 말씀드리지만, 길게 멀리 보시면 좋겠다.

지금 상황이 힘들고 어려우실수록. 더더욱.


고배율의 레버리지, 풀시드 진입, 물타기, 매매 횟수, 손절은

어떤 수치로 어떻게 하라고 비교적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복수/복구매매나 뇌동 매매는 어떻게 하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에 어떻게 하라고 지침을 드릴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심리와 외부적 요인은 자기 자신만 해결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고 나서야, 해결책을 도출하 수 있다.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지금 상황에서 조금 벗어나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흔히들 말하는 메타인지가 그것이다.

그러면 다른 방법이 보일 수도 있다.


코인 선물만 정답인 것 같고, 유일한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오답으로 가득 찬 선택만을 내리게 된다.


오답을 잔뜩 제출했던 사람으로서,

아무쪼록 같은 실수만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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