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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B Jul 19. 2023

여행은 또다른 여행의 시작

하루한장명리, 변화하는 그 모든 것

서울, 2박 3일. 숙소를 정하고 존경하던 선생님들을 만나러 길을 떠났습니다. 2022년 8월. 2박 3일의 짧은 여행은 명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듣기 위해 떠나는 긴 여행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게 무슨 여행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행(旅行)의 목적지가 문화나 전통이 녹아있는 장소이거나, 공연이나 축제로 떠들썩한 시공간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습니다. 때때로 여행은 오로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는가 하면, 목적지가 없기도 해서 그 발걸음 걸음의 매순간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 여름 2박 3일은 오로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는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은 또다른 여행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짧은 여행에서의 인연으로 여러 명리 선생님들을 뵙게 되는 걸음 걸음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한 분 한 분 뵙고 말씀을 듣는 매 순간이 긴 여행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장난처럼 이야기한 인터뷰



 여름은 뜨거웠고 망원시장의 열기는 강열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인문학 놀이터> 화풍정 선생님이 계신 곳이었습니다. <멀리보다>라고 적힌 글이 출입문에 적혀있었습니다. 여름의 망원시장 열기만큼이나 강열하게 다가오는 글이었습니다. '멀리보다.' 나의 여행이 이렇게 멀리까지 이어진 시작은 그 출입문을 여는 순간부터였습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사실 나는, 매우 많이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강의실과 상담실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영상으로만 보던 강의장을 둘러보니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상담실의 가지런한 책들과 다양한 종류의 기타들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초면에 계시는 곳을 계속해서 두리번거렸으니, 큰 실례를 한 것 같은 마음입니다.


선생님과의 상담은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내 사주를 예시로 궁금했던 명리 지식을 질문하고 답변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기타에 관한 이야기와 명리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번 여행이 가져다 줄 파장에 대하여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의 사주 명식은 편관, 상관, 정인으로만 되어있습니다. 매우 치우친 사주입니다. 늘 배우고 가르치면서 24년 간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해왔습니다. 학교,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에 비하면 지금 이렇게 유튜브 영상을 찍고 글을 쓰는 일은 일탈에 가깝습니다. 화풍정 선생님께서는 이런 나의 일탈을 응원해 주셨습니다.


그런 대화 중에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인터뷰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선생님께서는 적극 찬성해 주셨습니다. 제일 먼저 화풍정선생님과 인터뷰 영상을 막걸리를 마시며 찍자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음에도, 진짜 인터뷰를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였고, 꿈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진짜, 인터뷰를 하게 되는걸까?



6년 전 선운 황성수 선생님의 온라인 강의를 구매하며 내가 이 공부를 다 하고 꼭 찾아뵙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었습니다. 이후 긴 시간 동안 선운 선생님의 강의들을 정리하고 공부해 왔습니다.


부산에서 서울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또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방학이 아니면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선운 선생님과 상담을 예약하고 만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8개월의 기다림이 필요했습니다.


선운 선생님은 상담 시작 첫마디에서 내담자를 콕 찌르는 내공이 놀랍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나의 내면 심리를 알면서 공감해 주시니,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는 선운 선생님의 궁통 강의와 진평 선생님의 사행도를 접목해서 월지와 일간의 관계를 정리해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강의로 만들어 공유하고 싶기도 합니다. 선운 선생님을 만나러 간 진짜 목적은 궁통 강의의 내용을 나의 강의에 녹여도 될지 허락을 받기 위함에서였습니다.


궁통 강의 내용을 활용해도 될지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살짝 당황해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당황하신 지점이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면 되지 그거 뭐라고 그런 걸 물어보러 여기까지 오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반응에 갑자기 자신감이 생겼던 것일까요? 문득 화풍정 선생님과 인터뷰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던 일이 생각 났습니다. 그리고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쭤보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습니다. 나의 긴장감을 눈치채셨을까요. 그냥 하면 되지, 그거 뭐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되었습니다. 후일을 기약하며 선운 선생님 사무실에서 나왔습니다.



 진짜, 인터뷰를 하게 되나 보다.



천인지 운명학의 김병우 선생님은 내게 아주 특별하신 분이십니다. 명리 공부가 어느 정도 진행되다 보면 궁금증이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누구에게 물어볼지 막막할 때가 많아집니다. 그때 김병우 선생님께 전화상담을 신청해서 공부에 관한 것들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선생님과의 통화를 통해 막힌 것들이 해소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선생님께서는 내게  이 공부에 계속 정진할 것에 대해 당부하셨고, 정규 교육과정으로 이 공부를 쭉 해보라는 조언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건국대 인근에서 인터뷰를 준비하며

건대입구역에 위치한 선생님의 사무실은 작고 아담했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육신 강의와 60 갑자 간지 강의를 정말 감사하게 들었고, 하루한장 명리 강의에서도 긴 호흡으로 정리하여 강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한 강의들이 제작된 장소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명리학뿐 아니라 동양철학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으셔서 주역과 불교사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행 土에 대한 설명을 입체적으로 해주셔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습니다.



인터뷰에 대해 또 살짝 의사를 여쭤보았을 때, 재미있게 찍어보자고 말씀하시며 매우 즐거워하셨습니다. 역시 후일을 기약하며 천인지운명학 사무실에서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부산행 기차 안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내가 얼굴을 공개하고 그 분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을 수 있을까? 상담만 받아도 이렇게 긴장이 되는데,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로 실현되지 못할 꿈같은 이야기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꿈이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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