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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Apr 03. 2024

매일 성장하느라 힘들지?

모두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

사랑하는 아이야.

매일매일 고군분투하느라 많이 힘들지?

쌓이는 너의 수고를 지켜보다 보면

어리석은 엄마는 속상해서 화도 나고 눈물도 나는 날이 있어.

당사자인 너는 엄마가 상상할 수 없이 힘든 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엄마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조금은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지.

하루의 전쟁을 치르고 엄마에게 알려주는 너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조금씩 조금씩 자기를 지키는 방법을 알아가고 스스로를 지키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참 가슴이 아린단다.. 기특하기도 하고 가엽기도 하고 말이야.

점점 더 험한 세상을 만나게 될 텐데 인간의 계획으로 막을 수 없는 일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훈련의 시간에 있는 너의 모습이 그저 기특하다.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어른이 되었을 때 너의 행복과 권리를 지켜 나갈 수 있다면

이런 쓰라림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언젠가 엄마가 네 마음속에만 살게 될 날이 올 텐데

그때는 혼자 씩씩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줄 것이 이렇게

함께 이 시간을 견디고 너를 기다려 주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 참 속상하기도 답답하기도 해.

결국 엄마도 마음을 마음으로 응원해야 너의 마음이 단단해진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거겠지.

때로는 타고난 기질을 거스르려고 엄마가 욕심을 내서 네가 더 힘든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저것만 고치면 참 빛이 날 텐데 싶어서 잔인한 말을 내뱉고 도대체 어떻게 표현을 해야 너에게 닿을 수 있는지 괴로움에 쌓일 때도 있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가장 바쁜 동네에서 나고 자라면서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잘해야 하는 분위기를 살아내느라 모두가 쉽지는 않다. 그지?

엄마도 그렇게 자라고 지금을 살아보니 그래도 그렇게 해서 내가 지금 여기 있구나 싶어서 너에게 들이미는 것도 있고 잔소리도 하는 것 같아.

너의 고난도 물론 알고 있거든. 엄마도 겪었던 길이니까.

때로는 내가 더 성공했다면 너에게 그저 행복만 으라 할 것 같기도 해.

너와 너의 가족까지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었다면 엄마가 더 긴긴 여유를 주었을 텐데 그런 생각에 빠질 때가 있어. 이건 엄마의 욕심이고 열등감이겠지?

근데 이런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느낀 것이 있다면 이 또한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거더라고.

중요한 순간에 엄마가 한 선택들이 쌓여서 이렇게 된 것이지.

물론 겪어봐야 알겠지만 엄마가 겪어보며 알게 된 것은

나에게 집중할 때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야.

결국 모든 상황에서 몸을 일으켜 나아가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거든.

하지만 인정과 위로와 응원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

그것이 타인이 해준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더 쉽지 않지.

내가 듣고 싶은 말도 내가 받고 싶은 행동과 상황도 타인이 알기란 어려운 일이거든.

그래서 타인이 마침 인정과 위로와 응원이 된다면 감사하다 고맙다 마음을 꼭 이야기해야 하지.

여하튼 타인에게 얻으려 기대하지 않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인정과 위로와 응원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일이 어리석고 아까운  에너지라는 것도 알고 있지.

엄마는 너무 늦게 깨달았어.

온통 주변이 타인의 인정과 응원 위로로 둘러싸여서 오랜 시간을 보냈더니

다 사라진 순간 정말 힘들고 당황스러웠어.

너무 익숙했던 것들이 달라지니 굉장히 괴로웠지.

그 시간을 보내면서 알아낸 비밀이 있어.

내가 가장 빨리 위로받고 인정받고 응원받는 방법은 나 스스로가 나에게 해주는 거였더라고.

엄마는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지 뭐야.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게 뭐야 나 혼자 나한테 잘한다고 해서 뭐 해!! 아무도 모르는데!!!' 이렇게 생각했거든??

근데 눈 뜨고 '잘 자서 기특하네~ 오늘 하루는 안 피곤하게 스스로 컨디션 조절했네~'

밥 먹고 나서도 '골고루 잘 먹었네~ 더 튼튼해지겠네~'

샤워하고 나서도 '피곤한데 이겨내고 깨끗하게 씻어서 상쾌해졌네~나 진짜 스스로 잘 보살피네~'

그렇게 하나하나 내가 나를 보살피는 일을 알아봐 주고 칭찬해 주었더니

시험을 못 봐도 '아쉽지만 그래도 이거 보충해서 다음번에는 더 해보자. 수고했다.'

인생에 걸림돌이 생길 때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많은 손해가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이제 마음잡고 다시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지금 할 일을 하자. 그동안 애쓰고 고생했다. 잘했다.'

스스로 인정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게 되더라고.

그러면서 마음이 참 편해졌어.

그러고 돌아보니 엄마에게는 항상 엄마를 위해 애쓰시는 하나님과 곁에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네가 있고

또 엄마 곁에서 늘 위안이 되는 몇 안되지만 소중한 사람들도 남아 있더구나.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에게 관대해졌어.

그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나는 나이니까.

그저 나를 바라보고 나를 이쁘게 보살피며 살아가는 거야.

타인의 눈이 기준이 아니라 내가 마음이 생겨서 모든 일들을 하게 되었지.

피하고 싶은 일도 하기 싫은 일도 이제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양보하고 배려하며

망설이지 않고 거절할 수 있게 되었지.

거절 앞에서도 망설이거나 흥분하지 않고 상대가 가볍게 한 제안은 가볍게 무겁게 한 제안은 잠시 시간을 두고 담담하게 나의 마음 그대로 거절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단다.

어린 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엄마는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고 준비 없이 닥쳤을 때는 이런 조언을 찾아볼 여유가 생기지 않아서 어리석게도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야. 평생 이런 고민을 할 이유가 없으면 좋겠지만 엄마가 늘 이야기하듯이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이런 이야기를 해 본거야.

구구절절 말했지만

엄마가 해주고 싶은 말은

모두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러니 타인의 말과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스쳐가는 인연들에 그렇게 에너지를 빼앗길 이유가 없어.

너 스스로 거짓되지 않게 진심으로 삶을 살고 있다면

오늘의 실패와 실수는 다 밑거름이 될 거야.

엄마말 믿어봐.

단, 스스로 거짓되지 않고 진심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너의 노력을 너 스스로 늘 칭찬하고 응원해 줘.

그러기 마땅한 일이야.

엄마보다 늘 지혜로운 너이기에 너도 알고 있을 테지만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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