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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Mar 13. 2024

귀담아듣는 기쁨

잔소리

"아직 안 했니?"

"하고 있어요."

"지난주부터 이야기했잖아. 왜 엄마 말을 기억 해주지 않아?"

"......"

"왜 기억해서 너에게 유익해지는 것을 선택하지 못해?"

"....."

"왜 꼭 엄마가 안 좋은 소리를 해야 하니? 그렇게 하면 좋아? 왜 너를 그런 취급당할 때까지 방치하는 거야?"

"......"




작고 소중한 나의 전부야..

엄마는 엄마가 착한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아.

너무 부족한 엄마이지.... 네가 자라고 자라서 엄마가 세상의 기준에서 한 없이 초라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너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무서워질 만큼 엄마는 엄마의 부족한 것을 알고 있어.

너는 재료가 참 좋은 아이인데 미숙한 내가 교육을 해서 너의 재료가 빛을 발하지 못할까 봐 정말 염려가 된단다. 특히 훈육을 할 때 엄마는 더욱 부족함을 느껴.

실컷 악담을 하고 너와 떨어져 있으면 왜 나는 말을 그렇게 밖에 못 할까 스스로 참 한심스러워..

작년부터는 부쩍  화도 많아지고... 갱년기가 오는 걸까...

갑자기 심장이 터지게 화가 나버려. 너에게 말을 하며 언성이 자꾸 높아지는 걸 알면서도 조절이 안되는구나.

참 문제이다.. 엄마가 되어서 스스로의 감정도 처리하지 못하고 말이야..

엄마가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 병원의 도움도 받아야겠지? 늙어가는 현상이니까..

엄마는 너무 소중하고 어여쁜 너의 장점이 작은 문제로 가려지는 것이 참 안타깝다..

그 작은 문제가 습관이 되면 살아가는 동안 큰 단점이 될 만한 것이라 더욱 그래.

아가야 엄마가 너의 모든 것을 담아 듣고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기쁜지 아니?

너는 엄마의 사랑이잖아.

엄마도 너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

그래서 너의 눈빛과 말과 행동을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말이야.

우리의 관계를 단단하고 이쁜 색으로 만들고 싶어서 말이야.

잘못하고 실수했을 때는 인정하고 사과도 하고 행동을 바꾸기도 하지.

너의 모든 것을 경청하고 기억해서 너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되고 미소가 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


물론 네가 엄마처럼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겠지만

너를 존중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는 있어.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단다.

바로 경. 청.

누구는 널 위한다는 말로 너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너의 기쁨을 비하하기도 한단다.

그런 이의 말까지 다 귀담아들으라는 것이 아니야.


누군가를 만났는데,

크든 작든 깨달음을 얻고 그 사람의 일상이 너에게 건강한 자극을 주고

그 사람을 닮고 싶고 그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고

그 사람과 헤어질 때 '나도 꼭 실행해 봐야겠다' 생각이 들고

헤어지고 난 후 에너지가 올라가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의 말은 마음을 담아서 경청해야 해.

너에게는 지혜가 있어.

그럼 사람을 구분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있단다.

그 말들이 다 달콤하진 않겠지. 충고도 있을 것이고 조언도 있을 것이야.

그 속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면 힘들어도 네가 실행을 해서 유익하다면 그 말들은 담아서 실천해 보아야 해.

너는 귀 담아 들은 기쁨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끽하게 될 거야.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아..

네가 엄마를 무시하고 사랑하지 않아서 엄마의 말들을 흘려들었다고 믿지는 않아.

하지만 이 작은 문제가 습관이 되어 네가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하고,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얻지 못하고,

너의 장점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덮힐까 봐 염려가 되었을 뿐이야.

장점이 너무 많은데 그것 하나로 덮일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너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거든.

기억하렴.

너를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겸손과 경청은 아주 강한 힘이 되는 부분이란다.

엄마는 그 점을 걱정하는 거야.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네가 꼭 기억하길 바래.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는 습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대부분의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커다란 힘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을 말이야.

엄마가 장담하건대 경청을 하도록 노력해서 너의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면 너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 많은 기쁨을 느끼게 될 거야.

약속할 수 있어.

마법처럼 좋은 일들이 줄을 지어 너에게로 쏟아질 거란다.

지금부터라도 해보자꾸나. 너에게 영향을 주는 한 사람의 말부터 귀담아들어볼까?

분명 네가 할 행동에 더 올바른 판단을 하게 도와줄 거야.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너에게 응원을 하는 하루가 되도록 엄마도 더욱 정성을 담아 너에게 귀를 기울여볼게.

잔소리로 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담아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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