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몽운 May 01. 2024

지금도 좋은 거야.

그때그때 다를지도 몰라.

"춥다~~ 엄마 콧물 나와. 들어가자~~"

"엄마!  참 좋은 아빠다. 그지? 엄마도 나 어렸을 때 저렇게 놀아줬어?"

"그럼~매일 같이 놀았지. 모래도 파고~ 기억 안 나??"

"아니 아빠가 말이야~~??"

"엄마가 많이 놀아줬지~얼른 가자 춥다~~!!!"

"참 좋은 아빠다.. 그지 엄마?"

.

.

.


사랑하는 나의 아이야.

나는 너에게 왜 당연하지~~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그게 뭐라고..

그냥 너에게 너를 너무너무 아껴주고 매일 놀아주고 너를 보고 싶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전화를 하고 퇴근하자마자 달려와서 너와 시간을 보냈다고 아빠는 너를 정말 금이야 옥이야 아꼈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어차피 내가 한 일들도 다 기억하지 못하는 너에게

엄마의 얄팍한 이기심으로 너의 불안과 아쉬움을 키워준 것은 아닌지.. 찜찜하고 아쉬운 순간이었어.

지금의 모습을 알고 있는 네가 그 말을 믿을까 싶어서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인데

왜 그냥 거짓을 말하는 게 오히려 나았다 후회가 드는 것일까.

엄마는 늘 아쉬웠거든.

네가 부러워하는 바로 그 부분이 엄마의 아린 가슴이라 그런 상황이 오면 피하고 싶고 울그락불그락 묵혀 두었던 화가 나고

그런 아빠를 만나게 해서 너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래.

사람들은 말하거든?

그래도 돈 벌어오니 그냥 참어.

그래도 그것은 하니 그냥 참어.

그래도 이것은 하니 그냥 참어.

근데 아이야.. 그것들은 본인의 일이란다.

그걸 하고 부모의 일을 더 하는 게 부모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모들이 요즘에는 더욱더 많아. 그래서 말인데 사과할게.

'지금도 좋은 거야.'

'그래도 또 다른 것은 했을 거야.'

라고 아빠가 그래도 이건 했으니 노력한 거야라고

핑계 같지도 않은 핑계로 위로해서.

그 기준을 더 나은 기준이 아니라

더 더 낮은 기준에 두고 핑계를 부리면서

너에게는  높은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하는

그들 앞에서 엄마가 힘들다고 무료하게 굴어서 사과할게.


좋은 것은 타협하지 말고 지키렴.

옳은 것도 타협하지 말고 지키렴.

네 말이 맞는 거였어.


오늘은 엄마가 비겁했어.

이전 13화 매일 성장하느라 힘들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