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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운 Oct 19. 2023

39, 세상의 중심이 나였던 그 기분

면접 보러 가는 길.

면접을 보러 가는 길.

그냥 온 세상이 내 것인 것만 같았다.

이런 기분을 언제쯤 느꼈었나.. 

이런 몽글몽글한 떨림과 설렘, 씰룩이는 입꼬리는 언제 느껴본 기분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뮤지컬 영화 한 장면같이 햇살도 나를 비추고 살짝 풀린 날씨도 오랜만에 꺼내 입은 정장도

(살이 쪄서 단추가 미어졌지만..) 어깨가 쫙!! 펼쳐지는 기분이었다.

하이힐을 신고도 백 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을 만큼 발걸음이 가벼웠다.

사랑에 빠진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오롯이 나로 문밖을 나서는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행복이란 글자로는 명확히 설명이 되지 않았다.

벅찬 기분을 잔뜩 안고 면접장으로 향하였다.

아이를 맡겨야 했고 머리라도 감고 가야 했고 눈썹이라도 그리고 가야 했기에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가야 했지만 모든 면접은 무사히 도착하여 무사히 치러졌고.

결과는..

똑!! 떨어졌다!!!! 

근데 이 일이 나비효과같이 나의 마음 어딘가에 남아있던 용기를 톡 건드렸나 보다.

방향성이 타깃이 기술이 등등의 핑계로 미루고 있던 나의 몸을 조금씩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되지도 않은 글을 끄적이게 되었고 몸과 마음에 지쳐서 확보하지 못했던 시간을 확보할 용기를 주었다.

당장 시작해서 되지 않더라도 시작하는 용기를 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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