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오늘도 전화가 오네요.

by 몽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옷도 못 갈아입고 인사를 갔다.

그 와중에 한복은 또 챙겨갔다.

인사 후에 식사를 하고 내가 설거지를 하길 기다리고 계시기에 설거지를 했다.

시어머니는 나에게

"얘! 대충 씻고 거기 과일 싰어와라."라고 말했다.

얘????? 얘라니......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치고

대충 씻는다... 식기를 대충 씻는다는 발상은 무슨 발상인지

그 말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신혼집에 가져갈 본인 짐을 싸기 시작했다

시아버지는 마치 초등학생 수련회 짐을 싸주듯이 책들과 물건을 싸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본인이 싸야 선별을 할 텐데 생각하면서도 대충 정리를 해 둬야 이삿짐 센터가 왔을 때

잘 쓸 수 있으니까 빨리 정리하면 좋은 거지 생각했다.

나도 도왔다.

빨리 옮기고 제발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낡은 신혼집은 입주 청소 뒤에도 구석구석 손걸레질을 하는 중이었다.

짐 정리가 다 안 되어서 그릇도 박스채 쌓여있었다.


시어머니는 입으로 도우시며 "다 싸지 마라~ 다 가져가지 마~."라고 했다.

지금 안 옮기면 언제 옮기란 말씀이신지....

눈치 없는 그는 본인집이니 아주 편하게 짐을 쌓다.

티브이도 보고 과일도 먹으며 짐을 쌓다.


결국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시어머니는 내 손에 김치와 계란 쌀을 쥐어 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시어머니의 전화에 잠이 깼다.

"얘! 아비 밥은 먹였니?"

"아니오. 어머니 너무 피곤해서 자고 있어요."

"그래도 아비밥을 해 먹여야지. 쌀 줬잖니."

"아 오빠는 새벽에 골프 갔어요."

"그럼 새벽에 뭐라도 먹여보 내든 챙겨 보내야지."

"........"

"다음번부터는 꼭 밥 챙겨 먹여라."

"네...."


24개월 된 아기를 맡기라고 해서 맡겼더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셔서

아기가 배가 고파서 식탁에 있던 견과류를 주워 먹게 하고 열한 시쯤 본인들 먹던 구운란 주고

안 먹으니 땅콩 먹어 배부르니? 하시고는

2시에 매운 어른카레를 먹이던 분이

나에게 37살 배불뚝이 아들 놀러 갈 때 아침을 안 차려 줬다고 나무라시다니...


하도 이틀이 멀다 하고 전화로 확인을 하시며 트집을 잡으셔서

저때는 남편이 매일 아침 12첩 반상을 먹고 산 줄 알았다.

시어머니는 평생 본인 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진밥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셨다.

진밥이 오래된 밥이 싫어서 집에서 대충 먹고 밖에 나와서 사 먹고 다니는 걸 몰랐다.

그리고 평생을 나는 이 밥이 싫다고 말 한번 못하는 아들로 자란 그와 나는 결혼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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