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시작은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타인(他人) : 다른 사람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나오니 새벽 공기가 서늘했다. 한여름의 더위와 습기 대신 선선한 바람이 볼을 스치며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속삭인다. 이런 날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회사에 들어오고 한동안은 계절의 변화에 무뎠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도 했고, 처음 하는 사회생활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사무실엔 많은 일이 있었다. 업무는 물론이고 사람과의 관계도 중요했다. 나는 서툴렀지만 좋은 선배들은 노련했다. 그러나 그 반대의 선배들에게 나의 미숙함은 좋은 시빗거리였다. 항상 시시비비가 따랐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언제 어디까지 맞춰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선배가 또 나의 험담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날, 그 선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휘몰아치는 복잡한 마음을 가다듬고 통화를 마무리한 뒤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그 속에는 다른 자아의 가면을 쓴 채 연기를 하듯 살아가고 있는 내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거울 속의 나는 초라했다. 초라함은 나를 우울의 깊은 바닷속으로 끌어당겼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가던 중 ‘내 인생에 저 사람은 무엇일까? 나보다, 나의 가족보다 중요한 사람이 저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 회사를 떠나고 나면 언제 길에서 다시 마주칠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 타인은 타인이구나.’
타인을 타인으로 인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왠지 저 사람을 무시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타인을 타인으로 보지 않음’에서 오는 고민들이다. 타인을 타인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그 시선은 오롯이 나에게 돌아온다. 나를 향한 시선은 타인을 무시하는 마음에서 생긴 것이 아닌, 나를 위한 시선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이며, 자기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균형 잡혀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미움은 우리를 외톨이로 만들 수도, 한구석으로 고립시킬 수도 없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인 사람과 같은 마음일 수는 없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더 이상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가지 않으면 된다. 그 집단을 떠나보면 의외로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또 다른 관계를 만들면 된다. 아니라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 단단해질 수도 있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 주변에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들 주변에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적다.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자신을 침범하는 상황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은 자신을 존중하고 수용이 빠르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고, 연민을 느끼며 실패나 실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사회적 비교가 잦고, 실수나 실패에 인색하다. 그래서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결국 자기 존중은 성공할 수 있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가 아는 가장 유명한 자기 존중이 강한 사람이다. 그녀는 흑인 여성으로 방송계 진출이 어려웠던 1970~80년대에 진심과 공감 능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986년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25년간 미국의 대표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했다. 그녀는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오로지 본인의 힘으로 성공을 쟁취한 여성이다. 그녀는 “나는 다른 사람이 정한 틀에 맞춰 내 인생을 줄이지 않는다.”라는 선언과 더불어 “당신은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하며, 자기 존중은 타인 존중의 출발점이라는 철학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인 다수가 차별받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체제 아래서 자랐으며, 인종차별 정책에 맞선 반정부 활동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27년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였다. “나는 존엄한 존재이며, 다른 사람 또한 존엄하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수감생활 내내 동료 죄수들에게 존엄을 잃지 말자고 독려하였고, 1990년 석방 이후 1994년 남아프리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뒤에는 백인에 대한 복수보다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 통합을 이끌었다.
우리가 자기 존중을 실천한다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그들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이 가진 가치와 사고를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 역시 언젠가 일상에서 큰 업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은 타인으로 남기고, 자기 존중을 실천한다면 더 나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