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그 어둠은...

by 몽유

살갗처럼 질기게 들러붙어

육신과 그림자

그 서투른 경계를 삼킨 채

낮은 숨을 쉬고 있는 안개

너는, 말없이 스며들어

눈동자마저 적시게 한다


머리를 짓이기더니

몸을 잃게 하고

이미 오래전 시작된

무너짐의 끝이었는지

돌아갈 수 없는 막다른 길

어둠이 안개를 앞서간다


누구의 숨결인지

허옇게 피어오른 빗줄기 속엔

이토록 분간할 수 없는 잔인한 소식

이름이 지워진 시신 하나

서랍에 넣어둔, 잊혀진 사진처럼

빛이 바랜 채 돌아왔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은

살을 도려내는 저주다

눈에 넣고픈 딸아이를 두고

차디찬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그토록 짙은 안갯속에

홀로 남겨진다는 것, 그것이

가장 깊은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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