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세 번째 편지
시를 쓴다는 것은
말로는 닿지 않는 세계에
언어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일이다
안갯속에서 손을 뻗는 듯
존재는 언어 이전에 숨 쉬었고
시는 그 숨을 가늠하려는
무모한 시도이다
이해보다 감각이 먼저인 순간,
이름 지을 수 없는 슬픔이 나를 부르고
나는 그 부름에 형태를 부여하려는
자의식의 욕망이다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