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동쪽으로 저문다

by 몽유

가을에는

낙엽으로 이별을 말하고

비는 눈물로 가슴을 적신다


나무는 끝내 묻지 못한 말들을

제 속으로 삼키고는

하나둘 저물어가는데

바람은 대답도 남기지 않고

시간의 뒷모습을 흔든다


나는 멈춰 서서

떨어지는 잎의 궤적을 따라가다가

이미 가슴속에서 짙은 병이 든

계절의 울음을 자주 본다


눈물은 흘러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시간 위에 겹겹이 내려앉아

다른 얼굴, 다른 계절로 온다

이전 05화그리움은 언젠가 이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