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낙엽으로 이별을 말하고
비는 눈물로 가슴을 적신다
나무는 끝내 묻지 못한 말들을
제 속으로 삼키고는
하나둘 저물어가는데
바람은 대답도 남기지 않고
시간의 뒷모습을 흔든다
나는 멈춰 서서
떨어지는 잎의 궤적을 따라가다가
이미 가슴속에서 짙은 병이 든
계절의 울음을 자주 본다
눈물은 흘러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시간 위에 겹겹이 내려앉아
다른 얼굴, 다른 계절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