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등져야만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은
나에게는 늘 허공을 스치는 먼지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희망을 품으라 했지만
바람은 언제나 한쪽으로만 몰아치며
그 앞에 서 있는 나를 밀어내곤 했다
사실, 누구도 나의 바람에는 관심이 없다
너의 얼굴은 완전한 대칭이 아니었다
당연한 듯 비스듬히 기운 얼굴,
가끔은 낯선 그림처럼 뒤틀려 있었다
한쪽 귀만 세우지 말고
보이지 않는 소리에도 몸을 기울여라
얼굴을 들이대면 사방에서
바람의 파문이 일어난다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면 바람을 지날 수 없어
너와 나는 서로 마주하지 못한 채 비대칭이 되었다
시간이 또다시 제 멋대로 흘러가서
언젠가 꼭 하나의 어느 지점에선가 만나게 되면
나는 그때에도 한쪽으로 기운 얼굴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서 너를 마주하고 싶다
깊은 슬픔의 뒤편에서
적당한 바람으로 희망을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