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바람결에 울컥 눈물이 고이며 걷잡을 수 없이 센티해진다거나
가로수 노란 잎사귀가 문득 눈에 들어올 때, 혹은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발라드 가사가
내 이야기처럼 맴속에 콕 하고 박힐 때.
보통은 가을이 왔음 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해마다 가을 왔음을 느끼곤 하는데..
뭉그적뭉그적 거리다 세수를 하고 목에 건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쓱쓱 닦으며 욕실 문을 나설 때.
전혀 예상치도 못한 바로 그 순 간.
으어 얼굴 땅겨..! 아. 가을...!
가을은, 이렇게 불현듯 민낯의 나에게 급작시럽게 자신의 귀환을 알리곤 한다.
해마다 얼굴 땅기는 정도가 어째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서글프긴 하지만.
모쪼록 반가운 가을 씨. 언제부턴가 점점 짧게 머물다 가는 것 같던데
그러지 말고 올해는 어떻게 오래 좀 있어봐 봐.
암쪼록 반가와. 웰컴 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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