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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토 Sep 30. 2022

떨어진 음식을 3초 안에 먹으면 진짜 괜찮나요?

미생물 상담소 [Ep.4] 음식 종류에 따른 세균의 이동 속도

                                                                                          



오늘도 재밌는 사연이 들어왔네요!

‘3초의 법칙’이라고 하죠. 3초 안에 떨어진 음식을 먹으면 괜찮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오늘의 사연을 해결해주기 위해 새로운 DJ가 오셨습니다. 세균 DJ를 환영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처음 인사드리네요. 저는 DJ 세균입니다. 세균에 관한 이야기는 세균이 이야기하는 게 더 정확하고 전문적일 것 같아 제가 [미생물 상담소]에 오게 됐답니다. 


3초 안에 음식을 먹으면 정말 괜찮은지 궁금하셨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자들의 의견이 분분하긴 한데요. 일단, 쿠키는 3초 안에 먹으면 괜찮아요.


이 '3초의 법칙'은 원래 일본의 한 제과회사에서 유래됐는데요. 이 제과회사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은 3초 안에 집어들면 괜찮다'고 말하며, 제조 과정 중에 떨어진 식재료를 3초 안에 주워들어 사용하겠다고 해 유명해진 규칙이에요. 위생에 예민한 일본인들은 전국적으로 비난을 했고, 결국 이 제과회사는 사과 후 '3초 법칙'을 폐지했다는 재밌고도 슬픈 비하인드가 있답니다. 이 말을 들었다면 저 같아도 이 회사의 과자는 사먹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의도했던 아니던 노이즈 마케팅은 제대로 한 것 같네요. 이 '3초 법칙'을 언급한 이후 과학자들은 진짜 3초 안에 떨어진 음식을 먹으면 괜찮은지에 대해 실험을 해봤어요. 


영국 애스턴 대학교의 앤서니 힐튼 박사 연구팀은 세균의 이동 속도와 음식과의 연관성에 대해 실험을 한 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냈는데요. 카펫, 대리석 등 다양한 실내 바닥재에 토스트, 쿠키, 햄 등 음식을 떨어트리고 대장균이나 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의 이동을 관찰했어요. 그 결과, 음식의 종류에 따라 세균의 이동 속도가 달라진다는 걸 확인했답니다. 파스타, 도넛, 아이스크림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은 세균이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음식들이 바닥에 오래 머무를수록 많은 세균을 흡수할 수 있어요. 즉, 수분이 많은 음식을 떨어뜨리면 빠르게 세균이 번식한다는 말이죠.  NASA의 과학자 마크 로버도 음식의 수분 함량은 세균 이동에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라며, 힐튼 박사와 비슷한 의견을 주장했는데요. 로버 박사에 따르면 과일 같은 수분 함량이 높은 음식의 경우 세균 이동이 빠르지만, 비스킷처럼 수분이 거의 없거나 잼을 바른 빵 같이 달고 짠 음식의 경우 세균 이동이 거의 없어 감염 위험이 낮다고 주장했어요. 

수분 많은 음식을 좋아하는 세균
건조한 음식엔 관심 없는 세균



또한, 바닥의 재질과 세균의 이동이 연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로버 박사는 세균은 달팽이보다 67배 정도 느린 속도인 시간당 0.000724km/h의 속도로 움직이지만, 바닥의 표면이 젖어 있다면 그 속도는 매우 빨라진다고 강조했어요. 바닥이 젖어 있거나 음식에 물이 많을 때 그 음식은 순식간에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으로 범벅이 되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인데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주기적으로 바닥 청소를 한 가정에서는 떨어진 모든 음식을 주워 먹어도 괜찮다고 했어요. 청소를 꾸준히 한 실내 바닥은 떨어진 음식이 세균으로 오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죠. 또한, 카펫에 떨어진 음식보다 타일에 떨어진 음식이 더 오염이 쉽게 될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냈어요.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깨끗해 보이는 바닥이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존재하고, 몇몇 세균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노인, 어린아이 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답니다. 그러니까, 음식이 바닥에 떨어지면 최대한 안 먹는 게 낫다는 거죠. 


인디애나 대학교 소아과 교수인 캐럴 교수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 네 손이 더 문제라며 팩폭을 시전하셨는데요. 부엌 바닥은 약 1제곱인치당 3개의 박테리아 감염군을 가지고 있지만, 냉장고 손잡이는 5개이며 부엌의 싱크대는 5.75개로 바닥보다 더 더럽다고 강조하셨어요. 심지어 변기도 1제곱인치당 0.68개의 박테리아 감염군을 갖고 있는데 문 손잡이는 34.65개, 주방 도마는 15.84개로 아주 더럽다고 또 한 번 강조하셨어요.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먹을까 말까 하며 걱정하기보다 손을 깨끗이 씻는 편이 세균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라는 거네요.


즉, 바닥에 떨어진 음식의 종류, 바닥 재질 등에 따라 세균 속도가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며, 오늘의 고민 마무리할게요. 
 


 



오늘의 추천곡은 요즘 대세 아이돌 뉴진스의 노래입니다. 

뉴진스의 쿠키 들으며 오늘도 미미하고 소소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Look at my cookie~

내가 떨어뜨린 쿠키~

3초면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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