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리울 때는..
이사를 했어, 광미야.
또다시 묵은 짐들을 들춰냈지.
버릴 것을 버리고 간직해야 할 것들을 잘 챙겨서,
새 집으로 가져왔어.
사람 하나에 딸린 짐들은 왜 이리 많은 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가능한 꼭 필요한 것, 내게
정말 소중한 것 아니면 없애려고 노력했어.
새로운 집이 낯설어서 며칠을 뒤척였나 몰라…
늘 익숙한 것들과는 작별을 해야 하는 세상살이.
사실 그게 고마운 일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이 세상 사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더 이사를 해야 하는 걸까?
매번 이사하면서 쓸데없는 것들을 골라내고 점점 단출해지는 이점은 있지만, 언젠가 나도 너처럼 그 일조차 지치고 기운이 없어질 땐 모든 짐을 두고 , 나의 껍질도 두고 훨훨 날아가는 날도 오겠지…
광미야,
네가 마지막으로 이사한 그곳은 , 마음에 드니?
네가 나에게 남기고 간 것들 중 모든 소중한 것들은 형체가 없어서 마음이 허전했었는데..
네가 써주고 간 카드에 너의 손길과 마음이 아직도 따스하게 남아있네.
네가 보고 싶어, 광미야.
”죽어야 끝나는 싸움에 너무 진 빼지 말고 나를 매번 용서하시는 그 사랑에 감사하며 “라는 네 말이
오늘 저녁 스산한 내 마음에도 위로가 된다.
너의 반에 반만이라도 ,
내가 네게 받은 용기와 위로를 너에게 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보고 싶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