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연 2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ica Jul 11. 2024

흔적

네가 그리울 때는..


이사를 했어, 광미야.

또다시 묵은 짐들을 들춰냈지.

버릴 것을 버리고 간직해야 할 것들을 잘 챙겨서,

새 집으로 가져왔어.

사람 하나에 딸린 짐들은 왜 이리 많은 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가능한 꼭 필요한 것, 내게

정말 소중한 것 아니면 없애려고 노력했어.


새로운 집이 낯설어서 며칠을 뒤척였나 몰라…


늘 익숙한 것들과는 작별을 해야 하는 세상살이.

사실 그게 고마운 일일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이 세상 사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더 이사를 해야 하는 걸까?  

매번 이사하면서 쓸데없는 것들을 골라내고 점점 단출해지는 이점은 있지만, 언젠가 나도 너처럼  그 일조차 지치고 기운이 없어질 땐 모든 짐을 두고 , 나의 껍질도 두고 훨훨 날아가는 날도 오겠지…


광미야,

네가 마지막으로 이사한 그곳은 , 마음에 드니?


네가 나에게 남기고 간 것들 중 모든 소중한 것들은 형체가 없어서 마음이 허전했었는데..

네가 써주고 간 카드에 너의 손길과 마음이 아직도 따스하게 남아있네.

네가 보고 싶어, 광미야.

”죽어야 끝나는 싸움에 너무 진 빼지 말고 나를 매번 용서하시는 그 사랑에 감사하며 “라는  네 말이

오늘 저녁 스산한 내 마음에도 위로가 된다.


너의 반에 반만이라도 ,

내가 네게 받은 용기와 위로를 너에게 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보고 싶다, 너.




매거진의 이전글 떠나가는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