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응원을 받아준 , 고마운 그대에게
살면서 만나는 어려운 일들, 지쳐있거나 속상해하는 그대에게 내가 어렵게 말을 합니다.
조심조심 한마디를 꺼내며.. 행여 내가 말로 표현하는 이 어줍한 위로가 너무 앞질러 그대에게 호들갑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위로도 무엇도 아닌 허공을 헤매는 단어들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그렇지만 어렵게 꺼낸 짧은 위로와 응원의 말들에 그대의 눈이 먼저 기운을 차리고 힘을 얻는 것을 볼 때에 나는 도리어 그런 그대에게서 더 한 위로와 응원을 되돌려 선물로 받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또 생각하지요.
위로와 응원을 건넨 내 역할보다도 오히려 응원에 담긴 나의 진심과 안쓰러이 여기는 나의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 다시 일어서려는 그대의 존재가 대단하다는 것을요.
나의 응원과 위로가 쑥쑥 자라 한여름의 쉴만한 그늘가가 되어줄 수 있도록 한 것은 귀한 마음밭을 가진 그대 덕분이라는 것을요.
말의 힘은,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들어주고 , 그 말이 살아있도록 하게 하는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서툰 위로였지만 오늘 그 위로와 응원으로 기운을 다시 내보겠다는 그대의 눈빛을 읽으며 나도 마음을 다시 데우는 힘을 얻게 되었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는 그렇게 더해지고 , 전해지면서 우리 모두를 살리는 힘이 있군요.
그 온기로 말미암아 나 자신도 다시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일은, 내 앞의 누군가를 살리는 힘이 될 뿐 아니라 그대 앞에 선 나를 살리는 일이 된다는 것을요.
지친 그대의 어깨가 힘을 얻을 때 , 그 힘은 또 쪼그라드는 나를 응원하는 힘이 되리라는 것.
그게 인생에서 만나는 인연의 주된 역할이라는 걸 이렇게 수시로 기운이 수그러드는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