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 온 지 한 달 엄마와 아들의 현지 적응 과정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를 켠 후 틈만 나면 TV를 보고,
하루 종일 먹을 것을 손에서 놓지 않으며,
소파와 침대에서 뜀박질을 하고,
문을 쾅쾅 닫으며 걸을 때 발을 쿵쾅쿵쾅 하며 걷는다.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도 낯설지만,
가장 어려운 건 '그만, 이제 그만해.'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 데 있었다.
아이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온 아이기에 낯선 환경에서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하며 집안에서 이러저러한 놀거리들을 발견하고 있는 중일 테니까 말이다. 학교, 방과 후 교실, 미술학원 등에서 누군가 던져주던 흥밋거리들을 스스로 발견하여 채워나가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일 테니까..
더욱이 오늘 같이 누군가가 아이의 행동이나 내 몸상태에 대해 '한마디(걱정이나 염려)'를 할 때면 나는 더욱 예민해졌다. 그래서 끊임없이 '엄마 좋아, 엄마 사랑해'라고 고백하는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독설을 내뿜어댔다.
"꽁주! 엄마가 좋다고 하면서 엄마가 그만하라고 하는 행동을 계속하는 건 엄마를 좋아하는 게 아냐. 그건 거짓말이야!"
"아니야~~~~"
"맞아! 엄마를 좋아하면 엄마가 이야기한 것을 들어줘야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끝까지 하고 있잖아. 그건 엄마를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난 엄마 좋아~~~~ 으앙~~"
내 통제를 안 따라주는 아이가 원망스럽고, 2년이지만 이곳에 온 것이 잘 한 선택인지에 대한 자괴감이 증폭되다가, 앞으로 남은 기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불안이 밀려왔다.
조용한 시간 지난 하루를 돌아보노라니 내 생각과 마음이 앞서 아이의 환경 적응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않았던 점이 자책되고 후회되었다.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다.
다시 이어지는 고민들 '앞으로 높은 집세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너무 준비 없이 온 것은 아닐까?', '이렇게 애를 잡으려고 여기 온 건가?'...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질문.
'나는 과연 좋은 엄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