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메주고리예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던 크로아티아 남부의 항구도시 마카르스카. 뜨거운 햇살에 푸른 빛 찬란한 아드리안 해를 따라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다. 하필 급하게 구한 숙소가 클럽 바로 옆이라 밤새 시끄러워 잠 한 숨 못 잔 채 날을 샜다.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운 눈 비비며 짧은 바지에 민소매 티 하나 걸치고 숙소를 나섰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 눈부시게 빛나던 자리에 하얀 페인트칠이 유난히 예쁜 호텔 카페로 들어갔다. 카푸치노 한 잔을 주문했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 진한 에스프레소를 넘기며 여행의 피로를 달랬다.
구름 한 점 없이 바다처럼 맑고 투명했던 마카르스카의 하늘. 그 아래 마셨던 커피 한 잔. 우리는 그때 알지 못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지금, 일상의 하늘을 올려다봐도 크로아티아에서의 추억이 떠올라 답답한 가슴에 드넓은아드리안 해를 담은통창이 될 거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