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모니카 Feb 22. 2022

어슬새벽 ‘사랑가’

바라보는 이의 노래


제 모습 감추어 보려 합니다.

얼픠시

그대 그림자 드리운 듯합니다.


혼자 불러봅니다.

-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눈물마저 제 입을 소리 없이 막아 흐르고

조금 벌어진 입술 사이로 사랑을 부르고 있습니다.


어쩌다 지나는 바람에

그대 그림자 마주할까


혼자 불러봅니다.

-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숨소리 새어 날까 *바름바름

그러나

잘 가다듬어 고운 소리로

사랑을 불러봅니다.


먼 곳,

나무 틈 사이에 서서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떠난 자리 내 발자국 고이 벗어두고

내 그림자 하늘에 걸어두렵니다.


달빛에 아련히 볼 수 있다면

-아매도 내 사랑아


내 님 부르는 소리 담아

바람에 두렵니다.





*어슬새벽 : 날이 어렴풋이 밝아 오는 새벽.

*바름바름 :  

조금 벌어진 틈으로 조심스레 살피거나 더듬는 모양. (순우리말)

매거진의 이전글 다리 하나를 놓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