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새로운 나라, 안 가본 도시를 찾아 떠나는 일이 늘 즐겁지만은 않다. 물론 단어로 떠올릴 때의 설렘은 있지만.
밴쿠버에 도착한 지 이틀이 지났다. 잔뜩 긴장한 탓인지 몸이 축 늘어진 데다 완벽한 시차적응 실패로 내내 밤이었다.
숙소는 깔끔하고 안정된 분위기의 거리에 있었다. 코로나19를 지내고 새로 연 아파트망은 채 쓰지 않은 새 주방도구들이 있을 만큼 깨끗했다. 며칠 만에 숙소를 나와 다운타운 중심부에 있는 대성당을 찾아 나섰다. 엄마에겐 도보 10분 거리도 수월 친 않았지만 동네 분위기도 볼 겸 걸었다.
높은 빌딩들이 촘촘하게 모여있고, 그 사이사이로 작은 주택들이 있었다. 창가엔 부드러운 노란빛 조명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 산타 장식 그리고 집 문 앞에 성대하게 서 있는 사탕지팡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만큼은 아이와 같았다.
한 두어 블록 즈음 걸었을 까.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간 숨 쉬기도 힘들 만큼 답답함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뭐지? 엄마랑 동생이랑 서로 코를 손으로 쥔 채 인상을 찌푸리며 어깨를 쭈뼛 올렸다.
며칠 째 같은 냄새, 비틀비틀 이상하게 걷고 팔이며 다리를 주체하지 못해 잔뜩 꼬인 채 이상한 말을 하거나 초점 없이 걷는 사람들. 아무래도 마약 같았다. 휴대폰 검색창을 열고 우리가 맡은 냄새를 알아보니 대마냄새가 확실했다. 담배냄새가 좋게 느껴질 만큼 대마냄새는 역했다. 썩은 풀냄새,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은 답답한 공기, 지나가는 거리에서 잠깐만 스쳐도 힘들었다. 거리에 아무렇지 않게 뒹구는 주사기, 서서 대마 피우는 사람들, 영혼마저 잃고 사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성당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와서 어둡고 축축한 계단을 올라서니 예전 스페인 마드리드 알무디나 성당에서 봤던 홈리스 예수님이 똑같이 계셨다. 보기만 해도 가슴을 쿵 내려치는 건 몇 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묵주기도의 모후 밴쿠버 주교좌성당.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평일 오후 5:10 미사.
매일미사 어플을 켜고 한국어, 영어 독서와 복음을 왔다 갔다 하면서 미사를 드렸다. 제대 맨 앞 줄에 무릎을 꿇고 영성체를 모셨다. 미사 후 잠시 묵상하며 캐나다에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기도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