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4일 전의 기록
퇴사를 공표 후 매일매일 일어나는 상황들과 감정들을 꼬박 기록하려고 했지만
쓴 날보다 안 쓴 날이 더 많다
마지막 출근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것도 마지막날은 오후 반차를 쓸 예정이라 더 금방 지나가겠지
3번째 퇴사인데 왜 이렇게 허무감이 들까
아니 생각해 보면 첫 번째 회사를 9개월 만에 나왔을 때는 해방감을 느꼈다.
2년 6개월을 다니고 퇴사한 두 번째 회사는
하필이면 재택근무 중에 퇴사를 한 거라 (퇴사 면담도 Zoom으로 했다)
뭐 어떠한 감정을 느낄 새가 없었다.
마지막 인사도 동료들과 Zoom 회의를 할 때 그냥
‘잘 지내시게들’ 하고 손바닥 많이 흔들고 카페에서 자리를 떴을 뿐이다
1년 4개월 정도 다닌 이 회사는 마지막이 어떨까?
지금 마음은 그냥 후루룩 흘러
정신 차리니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침의 집이라거나.. 그러면 좋겠다
뭔가 진공상태다
이 상태가 한 2주간 지속되다 보니 그간 이 회사에서 받은 상처들이 무뎌진 것 같다.
뭐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니겠어? 하면서 퇴사를 물러달라 할까? 하는 생각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잠깐 엄살 좀 피웠어요 하고.
하지만 정확히 해야 하는 건,
이 회사에 있고 싶은 건지,
회사를 다니며 돈벌이를 하고 싶은 건지 인데..
전자는 확실히 아니다.
다시 마음을 견고히 잡아야겠다.
앞으로 펼쳐질 무생산성의 나날들을 맞이하려면
구로디지털단지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 보다
코어에 힘을 줘 단단히 하고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