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도 아슬아슬하게 제출하고, 드디어 환경 미화도 막바지 단계다. 방과 후, 아이들이 없는 교실에서 맨 뒷 줄에 놓인 의자를 끌어와 사물함 앞에 놓았다. 의자를 밟고 사물함으로 올라가 스테이플러로 아이들 작품을 환경판에 고정시켰다. 이 초록색판은 내 어릴 적과 똑같은 느낌이다. 그때 내 스케치북이 걸려 있으면 마냥 기분이 좋았는데, 선생님은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하신 거구나. 어릴 적 선생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아슬아슬하게 사물함을 밟고 서서 생각한 선에 맞추어 작품을 게시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조심히 의자를 밟고 내려와 교실 앞 쪽으로 걸어간다. 멀리서 바라보아야 비뚤게 걸린 그림이 없는지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이 괜찮게 마무리 된 것 같다.
“휴-.”
입에서 긴 한숨이 나왔다. 나는 교실 뒤쪽 정리를 마무리하고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 냈다. 오늘은 학부모총회. 이 날은 학교 전체 학부모들이 강당에 모여 학교의 일년 계획을 듣고, 학부모회를 선출하는 날이다. 강당에서 전체 모임이 끝나면 각 학급으로 들어가 담임과의 만남을 가진다. 처음으로 학부모들을 만나는 날이니 만큼 옷차림에도 신경을 썼다. 평소에는 캐주얼하게 입거나, 가벼운 정장차림이지만 오늘만큼은 위아래 맞추어 제대로 된 정장을 입고 왔다. 마지막으로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추어 확인한다. 환경 미화를 방금 마쳐서 그런지 온몸에 테이프며 먼지가 붙어있다. 서둘러 먼지를 털어내고 붙어있는 테이프를 정리한다. 그리고는 교실을 한 번 더 둘러본다. 책상 배열 양호. 청소상태 오케이. 이런 식으로 하나 씩 미션을 클리어하고 있는데 교실 위에 달려있는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지금 즉시 선생님들은 학년별로 강당으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때마침 교실에 노크소리가 들리고, 수진쌤이 얼른 나오라고 손짓을 한다. 밖으로 나가보니 부장님과 이쌤도 서 있었다.
“자, 얼른 내려가자고.”
부장님의 말에 6학년 선생님들은 다 같이 줄 맞춰 강당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들 학부모총회에 맞춘 복장이라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쌤. 평소에는 체육업무로 인해 트레이닝 복 차림을 더 많이 본 것 같은데 저렇게 정장을 차려입으니 다른 사람같이 느껴진다. 키가 커서 수트가 더 잘 어울리나?
“저렇게 입으면 나름 키가 커서 그런지 괜찮지?”
수진쌤에게 마음을 들킨 것 같아 화들짝 놀랐다. 대충 네, 라고 대답하고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오늘 누리쌤도 이쁘네.”
“고맙습니다. 수진쌤 옷 진짜 잘 어울려요.”
수진쌤은 호피무늬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옷에 맞춘 메이크업도 연예인 화보 속 그것처럼 멋지게 느껴졌다.
“고마워~ 오늘은 카리스마 오수진. 하하하. 근데 강당에서 인사만 하고 돌아오는 건 쉬운데... 교실로 학부모님들 오면 그때부터 완전 정신없고 힘들어. 학부모회장, 총무 뽑아야지... 녹색어머니회, 급식모니터링... 고학년은 몇 명 오지도 않는데 학교에서 뽑아달라는 수 맞추는 게 진짜 어렵거든. 다들 안하려고 눈치게임하시고... 제발 우리 반은 5명이라도 왔으면 좋겠다.”
“그래요?”
“당연하지. 정말 어려워... 교사가 강제로 시킬 수도 없으니 부탁드려야 되는 건데... 이래서 바쁘다, 저래서 안 된다 하면 학교 학부모회 담당 선생님이 뽑아달라는 인원 맞추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누리쌤반도 수월하게 뽑히길 바래. 참, 그렇게 다 뽑으면 학급 어머니회 회장, 총무로 선출된 어머니는 부장님 반으로 가시라고 전해드려. 거기서 학년 학부모회 선출을 해야 되거든.”
“네.”
학급에 학부모회 구성이 어려운 건 줄 미처 몰랐다. 우리 엄마도 어렸을 때 교통봉사 하는 모습을 봤던 것 같은데 그때는 돌아가면서 하는 줄로만 알았었다. 수진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것도 교사의 힘든 일 중에 하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자 어느새 강당에 도착했고, 강당에는 백 명은 되어 보이는 어머니들이 앉아 있었다.
“저렇게 많아도 보통 저학년 어머니들이 대다수야. 이 날 오면 귀찮은 직책 맡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고학년 될수록 잘 오시지 않는다니까. 어차피 일대일로 상담할 수 있는 상담 기간이 있으니 그날 오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아, 그래요?”
“잡담 그만하고 얼른 무대쪽으로 이동해.”
이쌤의 낮은 목소리에 수진쌤과 나는 서둘러 입을 닫고 걸음을 옮겼다.
교감선생님의 말에 맞추어 일학년부터 한 선생님씩 인사를 하고 강당을 나가고 있었다. 나도 처음으로 이런 자리에 교사로 소개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교감선생님의 소개 멘트가 어느덧 6학년을 향하고 있었다.
“일반 김미영선생님.”
부장님이 고개를 숙이자 학부모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은 바로 나.
“이반 나누리 선생님.”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자 따라오는 학부모들의 박수소리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표정은 어떻게 지어야 할지 시선은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는 사이에 내 소개는 벌써 끝이 났다. 이윽고 6학년 교사 소개가 모두 끝나고 선생님들은 모두 강당을 빠져나왔다.
“누리쌤. 학부모회 선출 끝나면 회장, 총무 어머니는 우리 반으로 바로 보내 줘.”
부장님의 말이 끝나자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동학년 선생님들은 다시 6학년 교실이 있는 5층으로 올라와 각자 자신의 반으로 들어갔다. 수진쌤이 복도에 남아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첫날 아이들하고 인사한 것처럼 오늘도 학부모들하고 대면 첫날이니까 힘내서 잘 하라고. 학급경영방침 이런 건 준비 해뒀지?”
“네, ppt랑 유인물로 준비 해뒀어요.”
“잘했네. 그럼 파이팅!”
“수진쌤도요. 파이팅!”
서로 파이팅을 외쳐주며 헤어진 우리는 각자 교실로 들어갔다. 잠시 뒤면 어머니들이 교실로 들어올 것이다. 일단 전달할 말들이 담긴 유인물을 프린트 해 놓자는 생각에 모니터를 키고 자리에 앉았다.
삼십 분쯤 뒤, 교실 문 열리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니 어머니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여기 앉으세요.”
어색한 분위기에 괜히 헛기침이 나온다. 어머니들은 교실 뒤편으로 가 아이들의 작품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었다. 한 어머니는 자기 자녀의 책상 안을 살펴보기도 하고, 사물함을 열어 확인해 보기도 했다. 또 한 어머니는 사물함 위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아이들의 포트폴리오를 펼쳐 보기도 했다. 나는 그 사이 어머니들이 앉을 책상 위에 유인물을 올려두고, 교실 앞에 달린 커다란 TV의 전원을 켜 두었다. 어머니들이 자신의 아이에 대한 관찰과 탐색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나는 TV를 파는 사람이라도 된 양 가지런히 두 손을 모으고 TV옆에 서 있었다.
“다... 오신 건가요?”
“글쎄요...”
“강당에서 한 분 더 뵌 것 같은데...”
그 때 문이 열리고 한 명이 더 등장했다. 화장과 옷차림을 언뜻 봐도 ‘화려하다’, 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을 한 어머니였다.
“안녕하세요? 석훈이 엄마에요.”
전교 부회장에 당선된 석훈이? 자녀의 이름을 알고 나서야 그 어머니의 얼굴에서 석훈이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닮긴 했다.
“안녕하세요? 저 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내가 가리키는 자리에 어머니가 조용히 앉았고, 나는 앉아 있는 다섯 명의 어머니를 보며 인사를 건넸다. 아까 수진쌤이 바라던 그 ‘다섯명’이 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인사드립니다. 저는 6학년 2반 담임을 맡게 된 나누리입니다.”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자마자 민망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거울을 안 봐도 이미 내 얼굴은 상기되어 있을 것 같다.
“올해 일 년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잘 지내고 싶습니다. 지금부터 저의 교육철학과 학급 경영 방침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ppt를 한 장 씩 넘기면서 나는 말을 이어갔고, 어머니들은 받은 유인물과 내 얼굴을 찬찬히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질문 있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써 있는 ppt의 마지막 장을 화면에 띄워 보이며 연설을 마무리 했다. 어머니들은 하나 같이 조용히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 신규시라면서요?”
그 때 정적을 깨며 석훈이 어머니가 말을 꺼냈다. 이 질문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네. 올해 첫 발령 받았습니다.”
내가 대답하자 어머니들 몇 명이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고, 석훈이 어머니는 그렇군요, 라고 말하며 입을 닫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그 뒤에 ‘역시.’라는 말이 붙을 것만 같았다. 순간적으로 내 표정이 굳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신규의 열정으로 일 년 잘 가르치겠습니다.”
얼어붙은 분위기 쇄신용으로 생각해낸 애드립이었다. 그러나 생각과 다르게 가뜩이나 어색한 분위기가 더 어색해졌다. 그러나 영 이상한 말은 아니었던 지 두 분의 어머니가 웃으며 선생님 파이팅!, 하고 나를 응원해주었다. 그 두 분 덕분에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마음 속 얼음이 조금은 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아, 저 학부모회 조직을 해야되는데요.”
내가 필요한 인원을 말하자 석훈이 어머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학부모 회장은 우리반 반장이 된 종호 어머니 어떠세요?”
그러자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던 종호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이래서 종호한테 반장 나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다른 분이 하실 분 없나요?”
종호 어머니의 발언에 나머지 어머니들이 입을 닫고 시선을 회피했다. 수진쌤이 말한 분위기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싶다. 학부모회 인원을 어떻게 다 채우지? 직책 옆 이름란이 텅비어 있는 A4용지를 바라보자 조그맣게 한숨이 나왔다.
“할 수 없죠. 그럼... 제가 회장 맡겠습니다.”
하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종호 어머니가 말을 마쳤다.
“자, 박수.”
석훈이 어머니의 선동에 나머지 어머니들이 일사분란하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어머니들의 표정을 보니 드디어 한 고비를 넘겼다, 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반들은 잘 되고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지금부터는 그럼 회장님께서 진행하시죠.”
“예. 그럼 총무님은...”
종호 어머니의 진행으로 한 사람씩 명단에 이름이 채워지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서서 바라보며 마음을 쓸어 내렸다.
조금 기다리자 학급 학부모회 조직이 마무리 되었다. 어머니들은 인사를 하고 속속 교실을 떠나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를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나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한사람, 한사람한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저는 1반으로 가면 되나요?”
역시 6학년 학부모들은 베테랑답다. 종호 어머니의 물음에 네, 라고 대답하자 어머니는 인사를 하고 교실을 나갔다.
“저...”
뒤를 돌아보니 혜민이 어머니였다. 다른 어머니들은 모두 교실을 나간 뒤였다.
“네, 혜민이 어머님.”
“저번에 도난사건 이후에 또 그런 일은 없었죠?”
“예. 그때 많이 걱정하셨죠?”
“네. 혜민이가 한동안 우울해해서... 선생님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앞으로도 도난사건 없게 잘 지도해주시고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내일 상담이었던가요?”
“잠시만요. 어머님. 금방 찾아보고 말씀드릴게요.”
나는 후다닥 교사용 책상으로 달려가 교무수첩을 폈다. 내일부터 학부모 상담 주간이 시작되고 매일 어머니들이 신청한 시간에 상담이 진행될 터였다. 나는 상담시간과 신청한 학부모 이름이 빼곡이 적힌 표를 찾는다. 그리고는 혜민이 어머니가 적힌 부분을 손가락으로 찾기 시작했다.
“아, 여기 있네요. 내일 오후 4시입니다.”
“네, 그럼 선생님 내일 오겠습니다.”
“네, 안녕히 가세요. 내일 뵐게요.”
내가 고개를 숙이자 어머니도 따라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교실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후-, 하고 한숨을 내뱉자 자각하지 못했던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그래도 이제 행사 하나가 또 끝났다. 그 순간 딩동, 하고 학교 메신저의 알림 소리가 들렸다. 나는 얼른 확인을 했다.
‘선생님들께서는 조직된 학급 학부모회 명단을 작성하셔서 지금 바로 파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학부모회 담당 선생님의 메시지였다. 나는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바로 한글 프로그램을 열어 어머니들이 손수 적어준 명단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학부모 총회가 있는 날은 정말 정신없이 바쁘다, 라는 선배들의 말을 실감하면서.
오늘부터 학부모 상담주간이네. 총 10개 신청들어왔고... 전화 상담이 몇 개 였더라? 아, 3개다. 3개. 나머지는 다 방문상담이지...
점심을 다 먹은 나는 머릿속에 잔뜩 상담 관련된 생각만 하면서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아이들 개인 상담하면서 모은 자료를 가지고 상담하면 되겠지? 나한테 무슨 질문을 할까? 내가 아이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게 맞겠지?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무슨 생각하길래 양치질을 오 분이 넘도록 해?”
“네?”
수진쌤의 말에 그제야 입 안에 잔뜩 고여 있는 침과 치약을 뱉어내고 물로 재빨리 헹군다. 칫솔도 얼른 씻어 칫솔꽂이에 꽂아두었다. 테이블 위에 있는 티슈를 한 장 뽑아 입을 닦으며 수진쌤 곁으로 다가간다.
“상담이요... 하하. 제가 그렇게 오래 닦고 있었어요?”
“몇 명이나 신청했어? 그 반은?”
“저희반은 열명이요.”
“대에박. 6학년 원래 그렇게 신청 인원 많지 않은데 우리 반은 다섯명. 이쌤 반은?”
“난 여섯.”
방금 연구실로 들어온 이쌤은 치약을 짜 칫솔에 묻히고 무심히 입으로 칫솔을 집어 넣었다.
“봐봐. 별로 없다니까. 저학년이나 열이 넘지. 그 반은 진짜 교육열 대단한가보다. 관심도 짱인데?”
“그래요?”
수진쌤의 말에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그렇게 우울해 할 필요까지야.”
우울한 표정이었나? 또 다시 마음을 들킨 듯 하다. 예리한 수진쌤.
“높은 관심이 교사 입장에서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제대로 소통만 이루어진다면 좋은 거지. 교육이 학교에서만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가정에서만 잘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니까. 둘 다 잘 되어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지.”
이쌤이 입을 헹구고 나서 나에게 말했다.
“네.”
이 분은 늘 맞는 말만 하시지. 정말 이름이랑 딱 맞는 성품이다. 걸어다니는 교직의 정석.
“그나저나 그럼 오늘 몇 시까지 상담 있어?”
이쌤이 있는 곳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수진쌤이 내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며 물었다.
“7시에 끝날 거 같아요.”
“나는 오늘은 3시 상담 하나 있어서 칼퇴근 할 수 있는데... 누리쌤은 오늘 꼼짝없이 시간외 근무구나! 나이스에 시간외 근무 결재는 올렸지?”
“아, 맞다.”
“얼른 가서 신청부터 해.”
“네. 감사합니다.”
나는 후다닥 교실로 달려왔다. 아직 점심시간이 10분 정도 남아 있었다. 5교시 수학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얼른 결재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니터에 컴퓨터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바탕화면이 보이자, 나이스 창을 켜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시간외 근무 신청탭을 눌렀다. 그리고나서 학부모 상담에 관한 내용을 입력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 아이들 몇이 급하게 교실로 뛰어 들어왔다.
“쌤! 쌤! 큰일났어요!”
“왜?”
나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석훈이하고 종호하고 싸워요!”
“어디서?”
“4반 앞에서요.”
“뭐?”
나는 아이들과 함께 후다닥 4반쪽 복도로 달려간다. 내가 등장하니 이미 싸움은 끝나 있었고, 아이들 둘이 씩씩 거리며 이쌤 앞에 서 있었다. 구경하던 아이들이 이쌤에게 내가 왔음을 알리자 이쌤이 아이들 둘을 나에게 인계해주었다.
“연구실로 따라와.”
일단 자초지종을 먼저 들어야 할 것 같다. 공개적으로 들을 순 없으니 아이들 둘과 함께 비어있는 연구실로 들어왔다.
“왜 싸웠어?”
질문을 건네며 둘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몸싸움에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다행이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선생님이 물었잖아. 무슨 일이냐고. 너네 대답 안하면 옆에 있던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돼. 둘이 잠시 서 있어.”
나는 교실로 돌아왔다. 이미 5교시가 시작되고 있었다.
“얘들아 미안한데 선생님 석훈이랑 종호랑 이야기 좀 하고 와야할 것 같아. 지금 지난 시간에 배웠던 학습지 나눠줄테니까 문제 풀고 있어. 그런데 아까 싸움 본 사람 누구 있지?”
나는 서랍에서 학습지를 빼내 나누어주면서 말했다. 그러자 남자 아이들 서넛이 손을 조심스럽게 들었다.
“그러면 건우야, 잠깐 연구실로 같이 가자. 다른 친구들은 10분 정도만 문제 풀고 있어. 부반장 소정이. 무슨 일 있으면 연구실로 와서 알려줘.”
나는 건우와 함께 연구실로 돌아왔다.
“무슨 일인지 건우가 좀 말해줄래?”
“축구하고 교실로 돌아오고 있는데... 아, 저 시작은 잘 못 봤고... 석훈이가 겨우 반장주제에... 뭐 그래서... 종호가 하지말라고 했는데... 석훈이가 계속 그런식으로 놀려가지고...”
건우가 우물쭈물하며 말을 이어가고, 내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둘을 번갈아 바라보자 종호와 석훈이의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맞아?”
그제야 종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석훈이도 맞니?”
“맞긴 한데... 종호가 계단 올라가면서 툭 쳤단 말이에요. 사과도 안 하고 그냥 올라가잖아요.”
“아니에요. 석훈이가 먼저 축구할 때 태클을 심하게 걸었단 말이에요.”
둘의 진술이 계속 되면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작은 축구 태클로 인한 것이었고, 그것을 마음에 담은 종호가 계단을 올라가면서 기분 나쁘다는 뜻을 드러내자 석훈이가 말로 놀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아까 들은 대로 몸싸움이 이어진 것이리라.
“건우야. 얘네 말 맞니?”
“네...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일단 둘은 교실에 가서 종이 줄 테니까 오늘 둘 사이에 있었던 일 적어. 수업 끝나고 다시 이야기하자.”
나는 아이들과 함께 교실로 돌아왔고, 종호와 석훈이에게 A4용지를 한 장씩 주었다. 아이들은 사각거리면서 문제를 풀고 있다. 종호와 석훈이는 자리에 앉아 연필을 들고 각자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방과 후 알림장 검사를 끝내고 아이들이 하교하고 있다. 교실에는 종호와 석훈이가 남아 있었다. 앞으로 한 시간 정도 후에는 혜민이 어머니 상담이 예정되어 있다. 그 전에 교실 마무리 청소도 좀 해야하는데... 그래도 그전에 이 둘과 상담을 잘 끝내는 것이 먼저다.
둘이 써 낸 종이를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고 있는데 혜민이가 어두운 얼굴로 복도에서 들어왔다.
“선생님... 오늘 엄마 오시죠?”
“응. 맞아. 선생님한테 할 말 있니?”
분명 무슨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혜민이는 앉아 있는 종호와 석훈이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가만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응. 잘가. 혜민아. 엄마한테는 좋은 이야기만 할 거니까 걱정하지말고.”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있는 작은 어깨를 토닥거려주며 혜민이를 보냈다. 혜민이가 교실 문을 닫자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이 지금 다 읽어보니... 아까 이야기 한 것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서로 기분이 나쁘다보니 계속 투닥거리고 그러다보니 크게 싸움이 일어난 것 같은데. 더 할 이야기 있니?”
“아니요...”
둘이 자그맣게 대답했다.
“서로 화해하고 집에 가. 그럼.”
“네...”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겸연쩍게 서로에게 다가갔다.
“뭐해? 악수하고 미안해 하고...”
내 재촉에 서로 손을 맞잡고는 조그만 소리로 미안해, 라는 말이 오간다. 미안해, 라는 말로 금방 웃으면서 원래 사이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둘 사이를 잘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럼 둘 다 집으로 가.”
아이들은 나에게 안녕히 계시라는 인사를 하고 교실 문을 열고 나갔다. 그 때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네.”
발신자 확인을 못했다 싶었는데 다행이 바로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석훈이 엄마에요. 아직 석훈이가 안 왔는데...”
모니터의 시계를 확인하니 3시였다.
“네, 어머니 방금 보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죠? 지금 방금 학원차를 놓쳤네요.”
날카로운 석훈이 어머니의 음성이 나를 탓하고 있었다. 수업 시간 중에 둘만 데리고 상담을 계속 할 수가 없어 방과 후에 20분 정도 남겼을 뿐인데... 학원차를 놓치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 걸까?
“점심시간에 석훈이랑 종호랑 다투어서 방과후에 상담을 좀 했습니다...”
“석훈이 다쳤나요?”
내 말이 채 다 끝나기도 전에 석훈이 어머니의 질문이 이어졌다.
“아니요. 괜...”
“종호는요?”
“둘 다 다치지는...”
“네. 석훈이 오면 이야기 들어보고... 자세한 이야기는 상담 시간에 가서 나누기로 할게요. 그럼.”
전화가 일방적으로 툭, 끊겼다. 뭐야? 이 어머니는 저번부터 전화 마무리를 제대로 못 지으시네. 기분이 굉장히 나빠졌다. 학원차를 놓쳐서 나한테 화가 났다는 뜻인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다투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을까. 석훈이 어머니는 단지 석훈이한테 물어보겠다고 했다. 자기 아이 말만 믿겠다는 뜻인가. 가뜩이나 오늘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계획에도 없는 일에 자꾸만 마음과 시간을 뺏기고 만다.
어느 정도 교실 정리를 끝내놓고 보니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네.”
나는 일어서서 문을 바라보았다. 혜민이 어머니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여기 앉으세요.”
미리 마주 보게 배열해 둔 학생 책상을 가리키며 말하자, 어머니가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다. 나도 앞에 놓인 의자를 꺼내 자리에 앉았다. 혜민이 어머니와의 이야기는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로 흘러갔다. 나는 혜민이 관련된 상담 자료를 꺼내놓고, 혜민이의 좋은 점 위주로 상담을 이어갔다. 어머니도 지속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렇게 상담이 마무리될 무렵이었다.
“저 그럼 안녕히...”
내가 배웅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선생님.”
문을 향해 걸어가던 혜민이 어머니가 할 말이 생각났다는 듯 나를 돌아보았다.
“네. 말씀하세요.”
“오늘 혜민이 돈이 또 없어졌다던데...”
“네?”
“모르... 셨나봐요.”
나는 얼빠진 얼굴로 혜민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언제지? 없어졌다는 말을 나한테 하지 않았다. 적막한 몇 초의 시간 동안 나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혜민이 관련된 생각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그 순간, 아까 혜민이가 방과후에 나를 찾아왔던 것이 떠올랐다.
“혜민이가 방과후에 저한테 할말이 있는 것처럼 찾아오긴 했었어요. 제가 그때 오늘 다투었던 아이들과 상담을 하고 있어서 아마 말을 못 하고 간 것 같네요.”
“어른 입장에서 큰 돈은 아니지만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저번에도 지도 부탁드린다고 말씀 나눴던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신규선생님이셔서 대처가 늦으신 건 아닌지... 반복되는 일로 혜민이가 속상해하니까 저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요.”
“아... 일단 죄송합니다.”
내가 죄송할 일이 맞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혜민이 어머니의 기분을 풀어주어야 할 것 같다.
“제가 아이들한테 지도를 잘 하겠습니다. 가져간 아이를 찾아보도록 노력하고요... 아무튼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이번에는 확실히 지도하겠습니다.”
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혜민이 어머니는 그래도 기분이 풀렸는지 아까보다는 누그러진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네... 그럼 일단은 선생님을 믿고 돌아가도록 할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타겟이 혜민이일지 모르지만, 또 다른 아이들이 당할 수 있는 문제니까요.”
“예. 그럼. 조심히 가세요.”
“네,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문이 닫히고 맥이 풀린 나는 교사용 의자로 걸어와 앉았다. 한숨이 입을 통해 빠르게 몰려나왔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반복되는 도난사고라... 일단 내일 혜민이 이야기를 들어봐야지. 그리고... 근데 교실에 CCTV도 없는데 어떻게 잡아? 아, CCTV. 내가 설치할까?
머릿 속으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수진쌤 교실로 전화를 걸었다.
“네. 6학년 3반...”
“수진쌤. 저 나누리에요. 바쁘세요?”
“아니. 괜찮아. 말해.”
“학교에 혹시 캠코더 빌릴 수 있는데 있을까요?”
“수업촬영하고 하니까 방송실에 있을 거 같아. 담당 선생님한테 말하면 빌려주실걸? 지금은 수업 공개하는 기간이 아니니까 여유 있을 거야. 그런데 그건 왜?”
“도난사고가 자꾸 일어나서 점심시간만이라도 좀 촬영해 보고 싶어서요.”
“응? 도난사고?”
“네... 같은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나니까 저도 심란해서...”
“그렇구나. 근데 아이들 촬영하는 건 학부모들한테 동의를 구해야될거야. 관련된 것은 방송담당 선생님한테 한번 여쭤보고... 이번에 찾아서 잘 지도했으면 좋겠다. 걔도 안 잡히니까 계속하는 걸 거 아니야.”
“네. 감사합니다.”
수진쌤과의 전화를 끊고 나는 방송업무를 담당하는 선생님을 업무분장표에서 찾아 학교 메신저로 쪽지를 보냈다. 관련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았다. 다행이 내일 캠코더를 설치해 주신다고 했다. 내일 아이들과 학부모들한테 동의를 구하고 촬영을 해보자. 그 아이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그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일 거라고 확신했다. 우리반에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것이 나도 싫고 짜증나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벌어진 일. 잘 대처하는 수 밖에. 그리고 계속되는 학부모들의 작은 불신들이 느껴져 신규 교사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했다.
계획을 짜고 남은 시간동안 교재 연구를 하고 있으니 다음 상담시간이 되었다. 상렬이 할머니가 들어와서 내 앞에 앉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푸근해 보이는 할머니가 내 앞에 초코렛 두 개를 내려 놓으며 호탕하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이런 거 가져오면 안된다고 가정통신문에 써 있긴 하지만... 이건 별거 아니니까 괜찮지요? 오다가 마트에서 원플러스 원이라고 해서 두 개 사왔어요. 선생님 요새 머리 큰 육학년 가르치시느라 노고가 많으실텐데 단 거 드시고 힘내시라구요.”
작지만 너무 큰 의미가 있는 선물이라 웃음이 나왔다.
“아...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우리 상렬이 말썽 많이 부리지만 이쁘게 봐주세요. 어릴 적에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엄마 없이 제가 키운 아이에요. 애 아빠는 일하느라 바쁘고... 그래도 밝게 자란 거 같아서 저는 좋게 생각하는데... 선생님 보시기엔 어떠세요?”
할머니의 물음에 나는 상렬이를 떠올렸다. 우리반의 개구쟁이 상렬이. 짧은 스포츠 머리에 까만 얼굴로 늘 웃음 짓는 아이. 때론 장난을 많이 쳐서 여자 아이들이 나에게 항의하기도 하지만 순수함이 느껴지는 아이다.
“네. 상렬이 되게 착하고 순수한 아이에요. 할머니께서 힘들게 잘 키우신 보람이 있으실 것 같아요.”
나는 웃으며 상담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학부모와 기분 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아 앞에 놓인 초콜렛을 입안에 가득 문 것 처럼 마음이 달게 느껴진다. 이렇게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존중하면서 기분 좋게 일 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4일간의 상담 내용들을 떠올리며 나는 컴퓨터의 폴더를 뒤지고 있다. 그 중에서 다운 받은 영상 파일을 찾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아직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시겠지만...”
“제가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 지 아세요? 학원비며 핸드폰비며... 얘한테 들어가는 돈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런데 얘가 왜 이럴까요?”
서로 아이에 대한 좋은 말을 나누었던 상담들도 있었지만 역시 계속 생각이 나는 건 이런 말들이다. 나를 못 미더워하는 말이라든지, 아이에 대한 고민들이라든지. 내가 해결하거나 도와주어야 할 일들 말이다.
자식에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탄하는 학부모. 그 학부모의 아이는 개별 상담에서 나에게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털어 놓았었다. 이 얼마나 안쓰러운 일인가. 어머니는 아들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시간을 쏟기보다는 돈을 쓰면서 사랑한다고 말한다. 정작 그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들과 보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린다면 아들은 얼마나 행복해할까. 그렇다면 지금 슬퍼하고 있는 그 어머니도 분명 아들이 행복해 하고 있음을 느끼고 지금보다는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남녀 간의 사랑도 부모자식간의 사랑도 다 자기방식대로 상대방을 사랑하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지나간 나의 사랑들을 헤아려봐도 그 사람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사랑을 느끼지 못하기 일쑤였다. 그건 그 상대방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은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온다.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빠른 손놀림으로 여러 영상을 클릭해 살펴보고 있다. 이건 어제 점심 파일이었고, 이건 오늘 점심. 나는 오늘 다운받은 파일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다행이 아이들이 모두 하교했기에 소리를 들으며 볼 수 있었다.
“아!”
외마디 소리가 내 입에서 빠져나왔다. 드디어 찾았다! 돈을 가져간 아이를. 그 아이는 아이들의 가방을 여러 개 뒤지다가 한 아이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돈을 세어보고 있었다. 아이는 지갑 속 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고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굴 좀 보자. 가만. 이 아이는? 전동환. 동환이었다. 영상 속의 동환이는 금세 교실을 나가고 있다. 정말 확실한 증거였다. 나는 영상 보기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