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단으로 만든 포켓바구니
나는 남자옷을 좋아한다. 남자옷을 사입기도 한다. 남자옷을 5벌 이상 가지고 있다.
남성스러움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헐렁하게 떨어지는 핏을 좋아해서 남성복도 곧잘 입게 된다. 남동생의 자켓을 빌려 입기도 한다. 오버핏이 유행이라 어깨가 커도 입을 만하다.
대부분 상의 자켓류이지만 바지도 한벌 가지고 있다. 남자용 바지의 허리사이즈와 길이를 줄였다. 가을용 모직바지로 원단이 마음에 들었다. 헐렁한 니트티랑 입으면 꽤 멋지다.
바지단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
옷을 수선하고 남은 자투리 원단이다. 엄밀히 말하면 '새 원단'이다.
이 바지단의 특이점을 적어 본다.
1. 하나의 브랜드의 원단이다.(슬로웨어 남성복 바지단)
2. 구매완료한 바지의 단을 줄이고 남은 원단이다.(사용하지 않은 새원단)
3. Made in 이태리 원단이다.(중국산이 아니다)
길이와 폭이 비슷한 바지단을 두 장 겹쳐 만든 포켓바구니.
서랍이나 테이블 위에 두고 이것저것 잡동사니 넣어두기 좋은 사이즈.
소프트한 패브릭의 장점을 살려 윗부분을 접으면 사이즈를 늘렸던 줄였다 할 수 있다.
바지단을 뒤집고 바지에서 잘린 부분을 일자로 박고 입체감을 위해 삼각으로 박아 밑면이 사각인 바구니모양을 만든다. 각각 2장의 바구니를 겹쳐 연결한다. 바지단의 길이가 같은 것은 모서리 부분이 약간 보이게 박거나 안감이 더 길면 밖으로 접어 각기 다른 디자인을 완성한다.
만들면서 쓰레기는 거의 제로.
이런저런 다양한 작업들을 하다 보면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게 되는 오브제들이 있다. 각종 도구부터 나사못하나 버리지 않고 모아 두는 편이다. 나사같이 작은 오브제들은 유리병에 모으는 편이나 애매한 사이즈나 형태의 오브제들은 부드러운 주머니가 제격이다.
원단이니 안 쓸 때는 접어 보관 가능하다.
사람의 키가 다르고 바지 사이즈가 달라 바지단의 길이와 폭이 약간씩 달랐다. 서로 맞는 사이즈의 짝을 찾고 어울리는 질감과 색을 매치시켰다. 디자인에 따라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쓰레기를 최소로 발생시키기 위한) 형태를 잡아가며 디자인했다.
이 포켓주머니는 망원동 <곰솜리페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곰솜리페어
https://www.instagram.com/gomson_rep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