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 때 베트남 가셨어요.”
“24살 때.”
“왜 가기로 하셨어요.”
“집은 너무 가난했고 그 시골에서도 나는 못 배우고 돈도 없고 일자리도 잘 없으니까 앞길이 깜깜했지. 거기 갔다가 오면 돈을 좀 모을 수 있을 거 같더라고.”
“뭐 타고 가셨어요?”
“배.”
“배는 어디서 탔어요?”
“부산에서.”
“그 먼 곳에 가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배 떠날 때 나와서 손도 흔들고 그랬어요?”
“아니..”
“어디에서 계셨어요?”
“퀴논. 퀴논에서 있었어. 거기서 안케패스 전투가 일어났는데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이 죽었어.”
“계속 퀴논에 있었어요?”
“귀국은 나트랑에서 했어. 나트랑 후송병원에 있다가.”
“그래서, 돈을 많이 벌었어요?”
“아니. 내가 간지 7개월 정도 되었나. 그때 전쟁이 끝나버렸어. 돈도 못 벌고 나는 무서운 것만 보고 식겁만 했지.”
“그럼 몇 달간 번 돈으로는 뭘 했어요?”
“집이 너무 어려우니까, 소를 한 마리 사드렸지.”
“그래서 그 소로 보탬이 좀 되었어요?”
“아니, 사고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소가 갑자기 죽었지.”
나는 탄식하며 들었다. “아.. 밭을 샀어야지 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