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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이 싫다

그래도 과장입니다 21화

by MonsterART

회식이 싫다. 정확하게 말하면 회식을 싫어졌다. 친구와 만나는 만남이나 술자리, 모임에서 하는 뒷풀이 등 이런 종류는 좋아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회식은 싫다.


회식은 회사 돈으로 먹는 것이지만 일의 연장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괜히 퇴근시간 이후 야근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내게 있어 회식을 싫어 하게된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막내일 때 회식은 좋은거 먹으러 간다 하고 좋다고 회식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웬걸? 막내지만 그동안 윗 사람들이 참고 말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많았고 기승전 응원으로 끝나지만 내게 있어 회식은 서로 가까워지고 친해지고 보다 단합이 되는 자리가 아니었다.


막내를 벗어나 대리를 달고 밑에 직원이 생겨 회식을 가도 내게는 여전히 위에 상사가 있고 밑에 직원이 있었지만 회식은 동일했다. 위에서는 직원관리나 대리를 달아서 해야하는 것들, 아쉬운 것들을 얘기하고 반대로 밑에 직원들은 지시를 받고 했던 일에 대해서 그동안 쌓여왔던 불만을 말하는 자리였다.


나도 사람이라 하고 싶은 말고 많았고, 서운하고 싫은 것도 많았지만 다 쏟아내기엔 회사 생활이 힘들어 질거 같았다. 그냥 참고 넘어가면 입 꾹 닫고 있으면 나 빼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자리로 끝나는 느낌 이었다. 다음날 회사에서는 다들 좋았다 즐거웠다 하며 말해도 나는 그렇지 않아 회식이 불편했다. (2차를 어떻게든 안가고 혼자 빠져나가니 다음날 상사가 그런식으로 회사생활 하면 오해 못다닌다며 가르침 아닌 꼰대짓을 하고 참 회사 생활 힘들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회사 회식은 불편하고 싫다.


이후 회식을 빠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거나, 바디프로필 준비를 하거나, 모임이 있다고 하는 등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회사와 빠지려는 내 몸부림, 사회적으로 코로나가 겹쳐 회식은 거의 안하게 되었지만 내게 있어 지금도 회식은 굳이 필요할까? 싶다.


회식이 필요하다고 하는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보면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고 오해가 쌓이지 않고 단합 된다고 하는데 회사 회식은 모임이나 친구 뒷풀이 처럼 일 얘기 안하거나 시시콜콜해도 인생 얘기하고, 서로 응원하고 그런 부담이 적은 자리가 아닌지 모르겠다.


누구는 회식을 안해서, 못해서 아쉽다고 하는데 나는 회식을 할 시간에 개인 시간을 더 즐기고 싶다. 가까워 지거나 친해졌다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대할 때면 나는 회식일 뿐 그정도는 아닌데, 상대방의 말과 행동으로 해야할 말을 삼켜야 하고, 안하거나 도와줄 필요가 없는 일도 회식 하나 했을 뿐인데 일과 엮여 공적인 일에 사적인 감정이 들어와 달라지는게 싫다.


그래서 난 회식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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