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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알의 무게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20화

by MonsterART

물가와 함께 무거워진 마음에 대하여


퇴근길, 대표님과 마주 걷다 나눈 소소한 대화에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예전엔 6,000원대였는데, 지금은 8,000원이 넘더라. 같은 계란인데 말이야."

구운 계란 몇 판 사다 놓으시는 대표님은, 요즘 그 가격이 달라졌다고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늘 다과로 놓여 있던 계란이지만, 그날 따라 유독 그 한 알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계란 하나로 체감하는 경제

우리가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마주하는 식재료,
가볍고,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었던 계란. 하지만 지금은 그 계란조차도,

고민 후에야 손이 가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브라질 조류독감으로 계란 수입이 제한되었다는 말이 들려오고,
원자재 가격, 환율, 금리, 관세 등은 우리 일상과 멀리 떨어진 듯 들리지만,
결국엔 편의점 냉장고 속 가격표로, 식당 메뉴판으로 우리 삶에 내려앉습니다.


멈춰버린 월급과 계속 오르는 숫자들

언젠가부터 커피는 1,000원이 아니게 되었고, 편하게 나가 먹던 점심값은

어느새 10,000원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소비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사고 싶은 것보다,

사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고르게 되고 지갑은 점점 더 자주 닫히고 있습니다.


한 개인의 절약은 좋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 시장도, 경제도 굳어가기 시작합니다.
조심스러운 소비가 계속되면, 기업은 인원을 줄이고, 자영업자는 버티는 게 전부가 되어버립니다.


계란이, 이토록 무겁게 느껴질 줄이야

대표님의 말처럼 계란은 늘 있던 존재였습니다. 특별하지도, 비싸지도 않았지만,
우리 식탁 위에서는 언제나 중심에 가까운 음식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계란조차, 살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이 고단한 시기를 지나
다시 마음 편히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마음 놓고 계란을 고를 수 있고,
오늘 하루 잘 살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대한민국 모든 이들의 삶을 응원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버텨내는 당신,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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