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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땅몰타 Mar 16. 2017

몰타 어디까지 가봤니? :: Marsaxlokk

5-1 몰타의 옛 모습 그리고 지금을 볼 수 있는 마샬슬록


"루쯔, 지중해, 어촌" 세 가지 매력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곳



몰타 어디까지 가봤니?

제 5탄의 첫번 째 이야기는 몰타에서 가장 다양한 색감을 볼 수 있는 '마샬슬록'이다.




"파랑, 노랑, 주황"

채도를 10 정도 뺀 몰타에서는 보기 힘든 색감이다. 몰타 전통 어선인 루쯔(Luzz)가 그림처럼 둥둥 떠 있는 어촌. 바로 몰타의 남동쪽에 위치한 마샬슬록이다. 꾸미지 않은 지중해 몰타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몰타에서 가장 큰 어촌이며 특히 매주 일요일 열리는 선데이 마켓으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해안을 따라 다양한 상점이 늘어선다. 지중해라는 장점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살 수 있고 몰타 전통식품뿐만 아니라 소위 없는 것 빼고 다 있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발레타 기준으로 약 45분 정도 소요되고 버스가 많지 않아 불꽃축제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경우엔 버스를 타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어업과 뗄 수 없는 운명


위 사진에서 옛 몰타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양 손에 생선이 가득한 바구니를 든 어른과 전통어선 루쯔를 든 소년. 그리고 몰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양이까지. 이렇게 마샬슬록은 오래전부터 해양, 수산업과 맞닿아 있었다. 고대 이후로 계속해서 해양 관련업의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9세기에 페니키아인들이 이곳을 항구로 사용하고 그들이 섬기는 신 ‘아스타르데’를 기리기 위한 신전을 만들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로마제국, 오스만 제국이 점령하였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그 유적을 큰 벽으로 막아놓아 보기 어렵다.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마샬슬록 슬로건을 혹시 만든다고 하면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라고 짓고 싶다. 많은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곳곳의 전통시장을 가더라도 이렇게 다양하게 판매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사실 마샬슬록을 방문하기 전 알고 있던 정보라곤 '어촌이라 생선을 다양하게 파는 선데이 마켓' 정도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내 눈을 사로잡는 건 연어, 참치 같은 생선이 아니었다. 신원이 불명확한 너무나도 촌스러운 신발이 가득한 신발가게였다. 반전이지만 그런 촌스러움이 정말 좋았다. 유럽이라고 해서 전통시장마저 고풍스럽고 고급 스러 울 필요는 없지 않나? 수산전통시장에서 신발도 팔고 와인도 팔 수도 있지! 신발 가게를 시작으로 나의 호기심은 배가되었다.





몰타 어부들은 일주일간 잡았던 생선을 마켓에 내놓으며 보통 주변 레스토랑 주인, 생선가게 상인을 상대로 판매한다. 그러나 일요일은 선데이 마켓을 통해 일반 사람들도 구매할 수 있어 일요일엔 작은 어촌마을이 북적인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우리 전통시장을 흥미로워했던 것처럼 나 또한 마샬슬록 선데이 마켓에 갈 때마다 볼거리, 먹거리에 빠져들었다. 같은 딸기라도 백설공주에 나오는 사과처럼 새빨간 모습에 신기해하고 몰타 어부에게 직접 생선값을 깎아 가며 구매도 해보는 그러한 경험들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몰타에서 찾은 진정한 글로벌 시대


몰타 전통식품도 많이 있지만 장난감이나 소품을 판매하는 가게도 곳곳에 있었다. 화려한 영문 폰트로 설명해놓은 장난감을 들어 확인해보니 ‘made in china’인 경우가 허다해 친구들과 한참 동안 웃기도 했다. 약 1만 킬로미터 떨어진 지중해 작은 섬 몰타에서도 중국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으니 진정한 글로벌 시대라 할 수 있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장아찌 전문점이 있는 것처럼 마샬슬록에도 몰타 반찬가게, 올리브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고 다양한 올리브를 볼 수 있다. 워낙 좋아해서 맛있어 보이는 올리브 두 가지 종류를 숙소로 사 오기도 했다. 마치 된장에 절여 놓은 것 같은 올리브도 있었는데 한 번 경험해볼 만했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 여기가 몰타였지! 하는 순간이 한 번씩 있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지중해 바다색, 상아빛 건물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화려한 비키니를 판매하고 있는 가게를 보고 또 한 번 그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시장을 떠올려보면 의류 판매라 해도 몸빼바지에 그치는데 역시 지중해는 지중해구나. 해변을 걷다가도 편하게 해수욕을 하고, 책도 읽는 모습보다 시장에서 마주한 화려한 수영복이 더욱 재밌게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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