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자인> 2018년 4월호
디자인 이시카와 류타, frame-d.jp
시로쿠마Shirokuma는 1890년부터 니가타에서 쌀농사를 지어온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쌀 생산 기업이다. 시로쿠마의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맡은 그래픽 디자이너 이시카와 류타는 회사명인 시로쿠마가 북극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데서 착안해 포근한 북극곰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통적으로 쌀을 담아 팔던 재생지에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곰을 그려 넣고, 손잡이에 벼를 만지는 듯한 질감을 구현했다. 회사명과 북금곰 캐릭터를 연결 짓기 위해 카레 안에서 온천하는 북극곰, 초밥 아래 깔린 북극곰 등 밥 대신 북극곰을 그려 넣은 일러스트레이션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디자인 투모로 머신, www.tomorrowmachine.se
스톡홀롬을 기반으로 한 패키지 전문 디자인 회사 투모로 머신Tomorrow Machine은 ‘이것도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라는 이름의 패키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는 우유가 상하는 시간에 비해 우유 팩 하나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너무 길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결국 자연 스스로가 이미 자신을 잘 포장해 보호하고 있는 부분에 주목해, 안에 담긴 내용물만큼이나 유효기간이 짧은 패키지를 만들었다. 쌀의 경우 비즈왁스로 만들어 과일을 깎듯이 패키지를 찢어내면 된다. 쌀을 비롯한 모든 마른 곡식에 적합하다.
디자인 페사인 디자인, www.pesign.cn
치엔의 선물 시리즈는 중국 구이저우 지방의 특산품을 소개하는 지역 브랜드다. 중국 디자이너 펑충Peng Chong이 운영하는 디자인 회사 페사인 디자인은 전통 생활 양식을 따르는 구이저우 지역의 감성을 담은 패키지를 고안했다. 구이저우는 산업화를 거부하고 화학비료와 살충제 대신 오리와 개구리로 해충을 제거해 비옥한 농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쌀을 재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페사인 디자인은 중국 전통 종이를 만드는 기법을 고수하는 구이저우 지역색 또한 고려해 지역 종이 공방과 협업해 자연 분해되는 종이를 수제작해 천연 염료로 상품 정보를 염색했다.
디자인 안드레아 쳉andreacheng.myportfolio.com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안드레아 쳉Andrea Cheng은 개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상의 일본 쌀 브랜드 오히쓰의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폰트 컬러를 달리해 백미, 현미, 흑미 제품을 구분하고, 산간 지대에 층층이 형성된 논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그려 넣었다. 오히쓰가 일본어로 나무 밥통을 뜻하는 만큼 로고는 둥근 밥통 모양에 뚜껑의 손잡이를 상징하는 두 줄을 넣었다. 패키지 윗부분에 구멍을 뚫고 노끈을 끼워 넣어 패키지를 휘감듯 쉽게 들어올릴 수 있도록 했다. 용량 또한 패키지를 들어올리는 데 적합한 최대 3인분 분량으로 잡았다.
글: 김은아 기자 ⓒ월간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