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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도슨트 Apr 16. 2021

꽃을 애도한 사람들

'Massive Attack - Teardrop'





사랑사랑은 동사

사랑은 행동하는 언어

두려움 없이  숨결에


점잖은 충동은

나를 흔들고 가볍게 만들지

두려움 없이  숨결에


불꽃 위로 떨어지는 눈물

두려움 없이  숨결에



 
이것은 어떤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사월의 어느 평범한 




앤디는 사랑에 빠졌다. 그의 머릿속을 맴돈 것은 아름다운 여인이 아니라 하프시코드 리프였다.

단순하면서도 묘한 힘이 느껴지는 선율이었다그는 멋진 곡을 만들어 내기로 결심했다.


노래는 마돈나에게 맡기면 좋겠다마돈나여야 했다.’


얼마  결과물은 마음에  들었고 밴드 멤버들도 환영했다그러나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었다.

콕토 트윈스의 리즈에게 보내자 맞는 보컬리스트니까!’

앤디는 불만스러웠지만 다른 멤버들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몰랐다그의 선택이 곡을 어디로 데려갈지 말이다.


 


 

Andrew “Mushroom” Vowels. 밴드 매시브 어택(Masive Attack)의 멤버 | discogs.com




리즈는 밴드 매시브 어택의 신보에 참여하게 되고곧이어 가사를  내려갔다.
한창 녹음을 하던 중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가까운 친구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제프 버클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삶은 배려도 없이 계속되었고 그녀는 노래를 불렀다.



문제의 
검은 꽃들이 피어나네
두려움 없이  숨결에

검은 꽃들이 피어나네
두려움 없이  숨결에

불꽃 위로 떨어지는 눈물
두려움 없이  



그녀는 몰랐다그녀의 목소리가 어디에 닿을지 말이다.


 



Elizabeth Fraser. 밴드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의 리드 보컬 | pinterest







세상을 가로지른 눈물



Massive Attack - Mezzanine (1998)

 



  1998 매시브 어택의 3 Mezzanine  Teardrop” 이라는 제목의 곡이 수록되었다앨범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주의 UK 앨범 차트 1 오르고 2003 롤링스톤지의 500 Greatest Albums of All Time 선정되는 영예를 얻는다.


  “Teardrop”  UK 싱글 차트 10위를 기록했다몽환적인 보컬과 마음을 울리는 가사의미심장한 뮤직비디오가 어우러져 국내외 음악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여느 히트곡처럼 전파를 타며 FOX TV 시리즈 <하우스>의 모티브가 되며 한국의 KBS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사운드트랙으로 등장했다.


  매시브 어택은 이미 브리스톨 신에서 빠질  없는 이름이었다엘리자베스 프레이저도 활발히 작업해 오던 뮤지션이었지만 이후로 국제적인 무대에 더욱 알려지게 된다그러나 이것은 이어질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다.


 

 

The Collective - Teardrop (2011) | The Collective Vevo




  2011 11 13영국 출신의 뮤지션 13인이 The Collective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곡을 리메이크했다. 결손 아동을 위한 자선기금 행사 Children in Need에 참여하기 위함이었다당시 31주년을 맞이한 공연은 성황리에 중계되고 싱글은 차트 24위를 기록했다참여 뮤지션에는 프로듀서 개리 바로우와 라비린스를 비롯해 애드 시런 등이 함께했다


 




“우리가 여기 나온 건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에요.
영국 전역의 아이들을 돕고, 청년들의 삶을 바꾸고 싶어서죠.

We are here because we want to make a difference.
We want to help children across the UK, change lives of young people.”

- Rizzle Kicks의 Jordan Stephens, BBC 방송에서





Hayley Williams - Teardrop (2020) | Hayley William official youtube


 


  2020 12 21일에는 밴드 패러모어의 보컬 해일리 윌리엄스가  한 번  곡을 커버했다미국 LGBTQ+ 커뮤니티 후원 단체 The Alley Coalition 연례행사 게스트로서다이날은 라나  레이를 비롯한 다수 뮤지션들이 참여해 홈리스 LGBTQ+청소년을 위한 기금이 마련되었다.


  “Teardrop”  제목처럼 눈물방울로 시작되었다면 이제는 애도의 바다가 되어서 밀려온다 곡이 사회의 소외된 곳을 비추게  까닭으로   있는 배경은 많다각별한 친구를 잃은 리즈의 마음의 담겨서선율이 아름다워서제목이 슬픔을 연상시켜서… 그러나 가장 보편적인 감동은 나와 타인의 아픔을 나누는 용기에서 왔으리라고 보인다.


  그것은 함께 흘리는 눈물이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눈물이기 때문이다나의 아픔을 감추지 않고 열어 보이고 누군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끌어안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조금   만한 곳이 된다눈물이 필요한 곳에 흐르도록  곡이 만든 희망을 우리는 듣고 힘을 얻는다다음 순간에 당신이 부를 노래는 어떤 것인지 묻고 싶다.









다시 찾아온 사월의 어느 





 눈을 이루는 물은
가장 믿을 만한 거울이지
두려움 없이  숨결에




이것은 어떤 여정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아티스트의 음악일  아니라 우리의 경험이 흐르는 여정이다.


아픔을 겪은 사람들아픔을 나누는 사람들,
목소리를 모아 내는 사람들그러기를 마다않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곳에서 마음이 이어진다.


 

 노래가 당신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 곳에 당신을 데려갈  있길,


오늘 이곳에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을 기억하게 하길 바라본다.


 


Massive Attack - Teardrop (1998) | massiveattack official youtube


 





| 참고 자료 |


가사 번역에디터


-  A FANSITE OF BRISTOL COLLECTIVE
https://massiveattack.ie/


-  SONGFACTS
https://www.songfacts.com/


-  DARK SIDE OF THE SPLIFF: MASSIVE ATTACK
http://www.rob-chapman.com/









글 | 이예림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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