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뉴스에서 많이 보던 말이었고, 경제가 어렵다고 매년 듣던 얘기였지만 내 얘기는 아닌 줄 알았다.
내가 몸담았던 그룹사는 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회사였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정도였다.
그중, 나는 계열사의 한 곳에서 직장생활을 이어나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영업이익은 몇 년째 적자였고, 본부장(임원)이 먼저 정리가 되면서 조직이 폐지되어 자연스럽게 조직원은 갈 곳이 없어졌다. 그리고 아직 마흔도 안된 나이에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6개월간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나는 결국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제는 그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익명성 보장을 위하여 약간의 수정은 하였으나, 100% 나의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2024년 10월 30일 (수)
나는 이전 직장 동기와 함께 인천 송도로 1박 2일의 콘퍼런스 학회에 참석했다.
이전 직장 동기는 나보다 3살이 많았고, 현재 조직변경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직변경과 관련 있는 팀장님들과의 함께 저녁식사 자리를 가지게 되었고, 나는 동기형의 성공적인 조직 이동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었다.
그렇게 즐거운 술자리는 마무리되었고, 다음 날이 되어 우리는 해장국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앞으로 다가올 나의 미래는 전혀 알지 못한 채, 동기 형의 앞날을 매우 걱정하며...
2024년 11월 1일 (금)
출근을 하자마자, 본부장이 모든 본부원을 회의실로 소집했다.
본부장은 본인이 퇴직하게 되었으며, 본부는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대강 짐작을 하고 있었던 터라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남은 사람들은 그저 다른 부서로 이동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24년 11월 4일 (월)
이번에는 인사팀에서 모든 본부원을 회의실로 소집했다.
지난주, 본부장이 전했던 말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개인별로 일정을 잡아 1:1 면담을 진행할 테니 그때 이동을 희망하는 부서를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나의 미래를 알지 못했다.
이제는 그것이 구조조정을 위한 인사팀의 빌드업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