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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할 수 있는 팀이 없다구요?

2화

by 무빵파파

2024년 11월 6일 (수)


인사팀과의 면담 일정은 빠르게 잡혔다.


현재 소속되어 있던 본부가 사라졌기 때문에, 나는 예전에 속해 있던 본부로의 이동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안테나를 세워본 결과, 이미 이동할 팀은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딱히 큰 기대나 불만 없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만, 내 경력과 직급에 비해 다소 하위 단계의 업무를 맡게 된다는 점에서는 조금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내가 임신 중이었고, 이 시점에서 회사를 옮기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A 본부의 A 팀을 희망한다고 인사팀과의 1차 면담을 마쳤다.


인사팀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해당 본부장과 논의 후 피드백을 드리겠습니다."


2024년 11월 11일 (월)


인사팀과의 2차 면담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A 본부의 A 팀에는 현재 인력 TO가 없어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문과는 다른 결과였다.


의아함을 느끼고 있던 찰나, 인사팀은 2차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동할 팀이 없는 경우, 회사에서 필요한 포지션을 제안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안한 직무는 그동안의 내 경력과는 전혀 관련 없는 단순 업무였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사실상 '나가라'는 신호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내겐 임신한 아내가 있었다.


그리고 이미 적응을 마친 회사에서 계속 다니며 곧 태어날 아이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이직을 하는 것은 너무 벅찬 일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직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인사팀은 다시 한번, “해당 본부장과 논의한 후 피드백을 드리겠다”며 면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역시, 일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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