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온통 여름

어느 백수의 오락가락 독서일기/바깥은 여름/김애란

by 김무균

마 김애란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지 싶다. 지난 9월 8일(2017년) 회사 부근 서점에 들렀다가 그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을 샀다. 그때 바깥은 한창 여름이었고, 무더웠고 습했다. 두 달째 고이 모셔두고 있다가 어제 오로지 침대 옆 협탁 위에 쌓여 있는 책의 높이를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집어 들었다. 지금이야 이 책이 동인문학상으로 선정되어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 책을 살 때만 해도 동인문학상 선정은 두 달 뒤의 일이었다. ‘바깥은 여름’은 ‘입동’, ‘노찬성과 에반’, ‘건너편’, ‘침묵의 노래’,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등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제목들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작가의 말까지 총 269면으로 되어 있어 읽는데 불편하지 않은 두께이다. 그런데 기억력 탓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 어디에서도 책 제목인 ‘바깥은 여름’이란 문장을 본 기억이 없다. ‘여름’이란 단어가 두 번째 소설 ‘노찬성과 에반’과 ‘작가의 말’에 나오긴 하는데, 정확히 ‘바깥은 여름’이란 표현은 아니다. 뭐 어차피 문학이 메타포(metaphor)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그래도 다시 찾아보았다. 결국 두루룩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읽지 않는 것도 아닌 책장 넘기기를 절반을 넘게 한 후에야. 156페이지 ‘풍경의 쓸모’라는 단편에서 그 잃어버린 문장을 찾았다. “유리볼 안에서는 하얀 눈보라가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인”이라는, 중간에 ‘온통’이 삽입된 문장을. 단편을 자주 읽는 편인데도 단편은 읽고 나면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선천적으로 뇌에 주름이 적고 편편해서다. 그래도 마지막 소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 한 문장을 얻었다. “유리벽에 대가리를 박고 죽는 새처럼 번번이 당신의 부재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설집의 네 번째 단편인 ‘침묵의 미래’는 도저히 이해불가理解不可 요령부득要領不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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