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초과의 비극
다정함에는 한도가 있다. 사람마다 다정함이란 계좌의 잔고가 다를 뿐, 무한히 다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 나에게 다정하다면 그것은 아직 그의 계좌에 잔고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 그가 영원히 다정할 거란 뜻은 아니다.
다정한 사람들은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한다. 다음번에도 후자를 선택한다. 그다음도, 그다음도...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이타적일 수 있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그들이 이타적일 수 있을 때까지다. 다정함 계좌의 한도가 초과되고 마침내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순간 주변 사람들은 놀란다.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줄 알았는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정한 사람은 그 나름대로 자기 계좌를 잘 관리해야 하고, 그 사람이 다정하길 바라는 사람도 그 계좌의 잔고를 잘 들여다보고 이타적인 선택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다정한 사람을 잃는 법은 간단하다. 다정함에 한도가 있음을 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