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별을 실감한 채 넋에 넋두릴 했네
나를 있는 대로 집어던지면 그대로 타오를까 싶어
뭉그적거리는 발을 끌어 천천히 천천히 굴에 들었지
내 남은 무엇이 족쇄마냥 온몸에 주렁 달리어
절그렁 쇠 끌리는 소리로 심장 박동 맞추며 날 녹였지
게워낼 것 없는 청춘이 날 들끓게 했네
감정의 앙금에 맞닿은 채 엉엉 울며
타는 목마름으로 성긴 족쇄를 벗고
세월을 빈 그릇 핥는 개처럼 핥아댔네
무얼 던져야 청춘이라고 얼핏 들었네만
참 개같은 말이라는 짖음으로
덜렁이는 족쇄의 울음을 또 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