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통쟁이 김우찬 Jul 15. 2022

글쓰기는 해우소다

내안의 생각을 풀어내다

나는 개인적으로 교회보다는 절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불교를 믿는 것도 아님에도 말이다.

단지 숲속에서 다소곳이 누군가의 발길을 기다리면서 있는 존재이자, 대웅전에 자리하고 계신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가 나를 편안케 한다.


모든 사람들이 절을 가게 되면 대웅전을 한번씩 거친 후 한번씩은 가는 곳이 있다.

바로 '해우소'이다. 다른 말로는 화장실이다.


절이나 산 속에 있는 '해우소'라는 명칭을 볼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누가 지었는지 참으로 센스가 있는 명칭이다'라고 생각하곤 한다.

말 그대로 '근심 걱정거리를 해결해주는 장소'라는 것이다.

비록 직접적으로는 육체적인 노폐물의 고통을 풀어냄으로서 힘겨움을 해결해주는 곳이자, 절이라는 공간 속에서 주는 역할과 의미에 빗대어 볼때 역시도 연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바로 나에게는 해우소와 같은 존재이다.

내가 우연한 계기로 글을 쓰게 이유는 나의 답담한 마음을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의 생각과 지금까지의 경험을 풀어내고 싶었다.

나의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의 고리들을 머리 밖으로 끄집고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렇게 하면 왠지 모르게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어지길 바랬다.


그래서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의 머릿속의 생각꺼리와 응어리들을 바깥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그 답답한 마음은 조금씩 풀리고, 그 자리는 뿌듯함이 메꿔주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생각과 이야기를 글이라는 매체로 옮기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항상 조심하려는 것이 있다. 

바로 나의 글을 통해서 작더라도 나만의 메시지를 담으려 하고 있다.

스테르담님의 책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에는 이러한 내용이 나온다. 바로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점에 대한 내용이다.

에세이와 일기는 모두 개인의 생각과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근복적으로 둘은 다르다. 그 차이점을 만드는 것은 그 안에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그래서 나 역시도 단지 나만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한풀이에 치우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준다는 것은 그의 소중한 시간을 사용해준다는 것이기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 적어도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지식 혹은 작은 공감이라도 전달토록 하려고 한다.

그래야 '나만의 해우소'가 아닌 '함께하는 해우소'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는 독서에서 나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