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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저씨 Mar 19. 2020

담배에게 유죄가 선고된 날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3월17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원성이 담긴 욕, 흥청망청!

흥청망청의 사전적 뜻은 ‘흥에 겨워 마음대로 즐기는 모양, 돈이나 물건 따위를 마구 쓰는 모양’입니다만, 원래는 폭군에 대한 백성들의 원성이 담긴 욕이었다고 합니다.

조선의 폭군 연산군은 채홍사라는 관리까지 두고 전국에서 기생 후보들을 모집하였는데요, 그 중에서 최종 선발된 기생들을 ‘흥청’이라고 불렀습니다.(유명한 ‘장녹수’도 바로 흥청) 이처럼 연산군이 매일 흥청(기생)들과 함께 술이나 퍼 마시며 놀자, 굶주린 백성들이 ‘흥청과 함께 놀다가 망해버려라’는 뜻으로 원성과 욕을 퍼부었던 것입니다.

연산군의 연회 장소는 주로 경복궁 내 연못이 있는 경회루였는데요, 연못에 만세산이라는 섬을 만들어 뱃놀이까지 즐겼다고 하니, 나라 살림과 시간을 얼마나 흥청망청 써버렸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돈과 달리 오늘 하루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입니다.

흥청망청 쓰지 않고 알차게 내 시간으로 만드는 현명함 잊지 마세요!



담배에게 유죄가 선고된 날

담배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신과 만나기 위해 피우던 주술적 영매였는데요, 콜럼버스가 유럽에 전파한 후 상류사회의 기호품이 되었고,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을 이끄는 촉매제가 되었으며, 급기야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남녀노소의 기호품이 됩니다.

조선에서도 17세기 하멜표류기에 보면 ‘여자는 물론 아이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 흡연이 일상이었나 봅니다. 미국도 1950년대 초까지 남성의 50%, 여성의 30% 이상이 흡연자였는데, 의학의 발달과 함께 담배가 인체에 유해한 기호식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1954년에 처음 유해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리고 막강한 자본의 담배회사와 40년이 넘는 소송 끝에 1997년 3월 17일에 마침내 미국 대법원은 담배 회사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최근 문화가 바뀌면서 흡연자를 마치 낯선 오지의 원주민처럼 대한다는 불평도 많은데요, 요모조모 따지지 말고 건강만 생각하여 딱 끊어버립시다!



만들어진 영웅, 풍신수길

풍신수길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써 이순신장군만큼 유명합니다만, 오히려 일본에서는 관심 밖의 인물이었다가 2차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명분과 사기 진작을 위해 역사 속에서 호출해낸 영웅이라고 합니다.

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최고의 무사 자리에 오른 그는 전국을 통일하고 내친 김에 명나라 정벌까지 시도했습니다. 천한 출생 신분을 강력한 힘으로 감추고, 토지를 몰수당한 지방 호족 세력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그러나 명나라 정복을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조선에는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있었고, 낫과 괭이를 들고 저항하는 의병이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임진왜란에서 패배하였고, 다시 정유재란을 일으켰으나 전쟁 중 사망하였습니다.

최근 일본이 자국 국내정치에 혐한 정서를 이용하며 우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만, 풍신수길의 무모한 도발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다시 한번 가르쳐주어야 하겠습니다.


벌떼에게 해로운 것은 한 마리 벌에게도 해롭다

최근 인문학이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고도화 되는 사회 속에서 소외되는 나를 찾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원초적 고민은 2천년 전 로마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에게도 있었으니, 그는 ‘명상록’에 자신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당시는 로마의 쇠퇴기로 백성들의 삶이 궁핍한데다가 외적의 침입으로 전쟁까지 잦았습니다. 그는 직접 전쟁터에 나아가 군사들을 지휘하였고, 막사에서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며 일기를 써내려갔습니다.

‘명상록’은 책으로 출간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찰을 흐르는 그대로 받아둔 기록물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결국 전장에서 사망하였고, 그의 깊은 성찰은 ‘명상록’으로 출간되어 2천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습니다. 

“벌떼에게 유익하지 않은 것은 한 마리 벌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이 말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기심을 앞세우는 사람들에게 남긴 교훈 아닐까요?



별밤지기의 새로운 꿈

1969년 –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첫 방송

지금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많은 사람들과 SNS로 나눌 수 있지만, 과거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엽서를 띄워 사연을 보내 소개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도 범인이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틀어달라는 엽서를 보낸 후 비오는 날 자기 엽서가 소개되면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이 나오지요.

‘별이 빛나는 밤에(별밤)’는 1969년 오늘 첫 방송되어 지금까지 51년 간이나 방송되고 있는 대표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DJ를 ‘별밤지기’라고도 하는데요, 이문세를 비롯하여 SM엔터테인먼트를 만든 이수만, 고인이 된 신해철 등 쟁쟁한 연예인들이 그 자리를 거쳐갔습니다. 혹자는 IT의 발달과 함께 라디오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만, 지나온 것은 지나온 대로 추억을 쌓으며 라디오만의 새로운 꿈을 꾸겠지요.

직장인 여러분들도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지 말고 새로운 꿈을 꾸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배경음악 : https://www.youtube.com/watch?v=ySkwh7YOB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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