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모양대로 당당하게 서는 것
왜 우리는 ‘꼴값’부터 다시 말해야 하는가
저는 공교육 현장에서 30년간 창의력 교육을 실천해 오며
수천 명의 아이와 부모를 만났습니다.
그 시간 동안 반복해서 확인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의 성장은
지식의 양이나 문제 풀이 속도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언제나
자기 생각을 세워본 경험의 유무에서 갈렸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초등 시기까지는 말을 잘합니다.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내놓고,
틀려도 개의치 않으며 질문합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는 순간,
아이들은 눈에 띄게 조용해집니다.
“몰라요.”
“글쎄요.”
이 짧은 말은 단순한 무지가 아닙니다.
정답이 확실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겠다는 태도,
틀릴 가능성 앞에서 스스로를 숨기는 선택입니다.
문제는 아이의 능력이 아닙니다.
생각을 구조로 세워본 경험이 없다는 것,
그 공백이 아이를 침묵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보다 먼저,
어떤 학습법보다 먼저
하나의 단어를 바로 세우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 단어가 바로 ‘꼴값’입니다.
꼴값이란 무엇인가
생각이 세상과 만나는 방식
‘꼴값’이라는 말은
일상에서는 종종 부정적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단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교육적으로 이보다 정확한 표현은 드뭅니다.
꼴은 모양입니다.
눈에 보이는 형태이기도 하고,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생각의 구조이기도 합니다.
값은 가치입니다.
그 모양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쓸모를 만들어내는지를 뜻합니다.
따라서 꼴값이란,
남의 생각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생각의 모양으로
세상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상태를 말합니다.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생각은 있지만,
그 생각을 자기만의 모양으로 정리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모양이 없으니 값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정답이 뭐예요?”
라는 말 뒤에 숨게 됩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30년간 아이들을 지켜보며
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꼴이 서지 않은 생각은
아무리 많이 쌓아도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 책이 말하는 영재성은
특별한 재능이나 빠른 이해력이 아닙니다.
자기 생각의 꼴을 만들 수 있는 힘
그 꼴이 어떤 값을 가지는지 연결할 수 있는 힘
이 두 가지가 만나는 지점,
그곳이 바로 ‘꼴값을 할 수 있는 사고’입니다.
이제 다음 장에서
우리는 질문 하나로
잠든 생각의 꼴을 깨웠던
한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다음 장에서는
정답을 주지 않고도
사람들의 생각을 일으켜 세웠던
소크라테스를 만납니다.
그는 어떻게 질문만으로
생각의 뼈대를 만들었을까요?
mookss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