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방별곡 11시간전

작별하지 않는다

경계의 무너짐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자문했다.

앞으로는 제주도에 가서  행복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도심의 답답한 공기를 빨아들였던

푸른 바다를 볼 때마다

떠내려가던 시체들이 생각나지 않을까?


아이에게 물었다. 제주 4.3을 아냐고..

'응'

귀찮다는 듯 짧게 대답한다.

"엄마는 이제 제주도에 가면 이 책의 문장들이 떠오를 것 같아."

찰나의 머뭇거림 후 대답하는 아이.

"그게 왜? 이미 오래전 일이잖아?"


아이의 말에 멍해진다. 누군가에게는 길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물지 않는 70여 년.

애도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 보지 못 한 겨울의 제주도를 담고 싶다.

수천수만의 먼지와 재로 이루어졌다는 눈송이를 맞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구석 미술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