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이버 부동산에 들어가서 종종 매물 검색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상단 키워드에서 ‘매물’을 클릭한 다음, 그 안에 펼쳐진 하위 키워드에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 등의 물건지를 차례로 검색해 보며,
(매물 사진까지 있으면 흥미 배가~) 아직 나에게 오지 않은 ‘미지의 집’을
상상해 보는 일은.. 나름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둘러봤을 뿐인데 시간도 엄청 잘 간다. 그래서 지루할 땐 딱이다.
‘이 동네에서 이 아파트는, 이 오피스텔은, 이 빌라는..
지금 이런 정도 금액이 있어야 가능하구나!‘
‘이 동네에서 이 정도 금액이면.. 저 동네에서 저 금액의 저 평수가 낫겠네!’
그렇게 수억, 수십억의 돈으로 표기돼 있는 지도 위의 집들을 보며
‘와~ 흠~ 헐~ 쩝~’ 이런 소리를 내다가
이내 현실을 자각하고.. 나에게 맞는 집을 다시 찾기 시작한다.
지금 내 조건에서 이사 가능한 평수나 금액 등의 조건을 필터링해 가며
투자가 아닌, 오로지 ‘실거주’를 위한 집 찾기 노력..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즐거운 일도 아니다.
들여다보면 볼수록, 검색하면 할수록..
‘나에게 가능한 집은 이 정도구나’ 확실하게 선이 그어지면서 씁쓸해지니까.
(심지어 검색만 하던 동네나 집을.. 직접 가서 내 눈으로 보기라도 하면
그땐 정말 냉정한 현실을 깨닫게 되니까..)
2. 여러 사정으로 그동안 일하면서 번 돈은 오롯이 나를 위해 쓰지 못했고..
50이 넘어서부터 비로소 모으기 시작한 돈으로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래서 이 나이에 남들처럼 이렇다 할 내 집 하나 없이 살고 있는 지금,
나에겐 다른 것보다 ‘집에 대한 공포’, ‘내 집이 없다는 공포’가 무척 크다.
언제까지 월세와 전세를 오가며 잦은 이사를 감행해야 하는 건지?
약간의 무리를 해서 적당한 매물을 매매했다 치자,
남은 세월을 오로지 은행 빚 갚는 데 쓰며 사는 게 맞는 건지?
(게다가 내 직업은 언제 일이 없어질지 알 수 없는 프리랜서 작가인데..)
그러다가도 이 정도 금액은.. 뭘 해서든 어찌어찌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때로는 근자감에 취해 ‘긍정회로’를 돌려보기도 하는
어려운 수학 문제 푸는 것 같은 날들의 연속...
3. 추석 연휴가 시작되니 다들 부모님 계신 고향집으로 가고 오는 듯하다.
딱히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는 나는, 부모님 계신 납골당에 가서
당신들 딸이 앞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 게 좋을지 여쭤봐야겠다.
쓰고 보니 명절에 너무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네.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에잇!
그럼에도 모두.. 해피 추석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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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한 줄 : 집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맞는 집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