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안 끼면 된다
스타트업씬에 10년째 몸담고 있으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원하는 대로 프로젝트를 리딩하고, 현재 회사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가장 적은 연차로 팀장이 되어 일하고 있는 내가 확실하게 보장하는 사내 정치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답은 간단하다. 거기에 끼지 않으면 된다.
사람이 3명만 모여도 편이 갈린다. 무리 짓고, 누군가를 험담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려고 누군가를 모함하는 것. 이런 것들이 인간의 DNA에 박힌 생존본능인 건 인정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인정받는 방식으로는 좀 치사하지 않나? 혼자만의 실력으로는 존립할 수 없으니까 택하는 방법, 요행을 바라며 남의 발목이나 잡아서 올라가려는 방법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실력 없으니까 편법 쓰는 거다.
사실 사내 정치, 라인 잡기, 그런 거 없이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꼭 자기 스스로 자신감 없는 사람들이 그런 거에 집착한다. 자기 혼자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으니까 누군가에게 빌붙어서라도 살아남으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만의 슬랙 단체방, 카톡방이 생기고, "업무 얘기도 하고 친목도 도모하자"는 명분으로 비공식 미팅을 만든다. 하지만 실상은? 특정 인물 씹기 대회와 회사 불만 토로 시간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자리에 초대받았다고 해서 당신이 인싸가 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당신은 그냥 입 있는 사람일 뿐이다. 말하는 스피커. 당신의 모든 반응이 정치적 도구로 재가공된다.
니체가 "무리는 개인을 약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듯이, 사내 정치에 끼는 순간 당신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누가 누구 편인지, 어떤 말을 했는지 신경 쓸 시간에 차라리 사이드 프로젝트나 개인 브랜딩을 하면 어떨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무리 지어 다니는 사람들은 또한 '가짜 노동'에 빠지기 쉽다. 매일 출근해서 바쁜척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실속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진짜 성과를 내는 것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 때문이다.
우리, 진짜 강한 사람이 되자. 같잖은 사내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자는 건드리기 어렵다. 뒤에서 욕은 좀 먹겠지만, 막상 앞에서는 찍소리 못한다. 그렇게 되면 내 기준대로 행동할 수 있고, 말할 건 말하고, 필요한 사람들과 적당히 잘 지내며 성과 중심으로 일할 수 있다.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본인 의견도 제대로 못 말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치에 빠진 사람들은 회사 안에서만 통하는 관계와 영향력에 목매달지만, 정말 똑똑한 사람은 회사 밖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쌓는다. 회사는 언제든 그만둘 수 있지만, 내 실력은 어디든 따라온다. 진정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완전히 외톨이가 되라는 건 아니다. 나는 최고의 복지가 '믿을 수 있는 유능한 동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는 소개팅 장소가 아니라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는 곳이다. 마이웨이를 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다. 결국 회사는 일하러 가는 곳이다. 정치하러 가는 곳이 아니다. 많은 사내 정치가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럴 거면 그냥 국회를 가세요."라고.
본질을 잃지 말자. 쓸데없는 곳에 시간 낭비하지 말자. 그 시간에 당신만의 무기를 만들자. 당신이 진짜 강해지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당신을 건드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