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손자, 손녀 이야기
올여름 더위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그해에도 꽤나 무더웠던 여름 날씨였다.
그렇게 어느덧 8월이 지나, 9월 중순쯤이나 되었을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렇게 한낮이 지나고 두세 시쯤 되었을까 어디선가 바람이 건듯 불어왔다. 그리고 서쪽 하늘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멀리서 천둥 번개가 치고, 갑자기 시원한 소나기가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한낮의 더위가 한창이었던 그날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라니, '우-두두두-!' 하는 그 빗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것이었다. 어느 사이 바람이 시원해지고, 가슴까지 서늘하게 해 주었다. 소나기는 그렇게 한참 동안
쏟아졌다.
너무 갑작스러워 우산도 준비하지 못했고 가까스로 우선 비를 피했다.
소나기는 쏟아붓듯 그렇게 한참을 내렸지만 그치는 것도 금방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동쪽 하늘에서부터 다시 맑게 개이기 시작했다. 비 그치는 것을 기다려 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한참 그렇게 줄기차게 쏟아지던 소나기로 한낮 열기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산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왔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무지개다! 저기 무지개가 떴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고개를 들어 동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기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맑고 깨끗하게 걷힌 동쪽 하늘 높이 일곱 빛깔 무지개가 선명하게 솟아 있었다. 그리고 가만히 살펴보니, 그 아래 또 한 무지개, 그러니까 쌍무지개가 한꺼번에 뜬 것이다.
'아니, 쌍무지개가∼?'
나로서도 말은 들었지만 내 눈으로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갑자기 내려준 시원한 소나기도 고맙지만 무지개 보는 것도 참 오랜이었다. 성경에 보면 무지개는 '하느님의 약속'이라고 나온다. (창세기 9장13-17절)
어쨌거나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었고, 거기다 '쌍무지개'를 보다니, 물론 한 순간, 잠깐 사이였지만
그날은 하루 종일 공연히 기분이 좋아져서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은근한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들 내외가 다니러 왔다. 본래 아들이나 나 역시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고 그저 늘 뚱한 편이다. 그런데 며느리는 언제 보아도 늘 밝은 얼굴이었다. 더구나 그날은 유난히 들어올 때부터 무슨 좋은 소식을 전해 주려 왔다는 듯,
"어머님!, 아버님!"하고 부르는 목소리도 그날따라 그저 기쁨으로 들떠 있는 듯했다.
"그래, 어서들 와라! 갑자기 무슨 일이 있냐?"
"아! 예! 지금 막 산부인과에 병원에 다녀오는 길인데, 우리 아기 가졌데요. 그것도 쌍둥이로요!"
"아니! 놀래라! 갑자기 이렇게 기쁜 소식을 듣다니! 그것도 쌍둥이라고? 경사 났네! 집안에~!"
"아! 그래, 그러고 보니, 지난번 소나기가 오고, 갑자기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떴었거든, 그것도 쌍 무지개로! 안 그래도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은근히 기다렸는데 쌍둥이를 가졌다니 참 놀라운 일이구나!"
"그간 애 많이 썼다~!"
"그래, 너네 결혼하고 얼마만이냐?"
"여러 해 지났지요!"
"아마 다섯 손가락으로 다 헤아리지 못할 걸~!"(계속)
(▪︎무지개 사진: 네이버 이미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