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그날을 돌아보며
밤사이 비가 내려 산길은 촉촉했다.
계수나무 잎사귀에 맑은 이슬 맺혀 있고, 산길 따라 노란 금계국이 가득 피어 있다.
이른 아침부터 까치들은 반가운 손님을 맞은 듯 유난히 큰소리로 반긴다.
어느덧 비가 갠, 아침 하늘은 그렇게 높고 파랗게 깊었다.
아이들은 등교하며 밝은 목소리로 앞서가는 친구를 부르기도 하고, 참새들이 지저귀듯 서로 재잘 거린다.
지난날 젊은 시절, 그해 6월 초하루, 그날은 내 인생의 어떤 전환점이 되었다.
새로운 출발, 새로운 시도로 대학 입시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교직으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해 봄이 오기 전, 함박눈 내리는 겨울이었다. 그 겨울에는 유난히 눈도 많이 내렸다.
세상 사람들은 밤이 깊어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밤잠을 제때에 못 자고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아 오기를
기다리며 철야 근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아주 밝은 경비등 불빛 아래로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 장면을 창밖으로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당시, 열아홉 살, 철없는 생각에도 내 인생을 여기서 이렇게 마무리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눈 내리는 한밤중, 가만히 자신을 돌아보고 나름,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해 5월 말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바로 6월 1일 초하루부터 대학 입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학원에 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니어서, 그저 도서관에 나가 독학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하였다.
어느 날 눈(目)이 몹시 아프고, 피곤하여 안과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먼저,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물었고,
나는 '입시 공부 중'이라고 대답했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걸음도 많이 걸으면 다리가 아프지 않으냐? 눈도 그와 같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대학의 관문인 예비고사를 합격하고,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몸담게 되었다.
때로 내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던 그 시절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도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바로, 그날~!
'6월 초하루', 그때가 되면 그 순간을 돌이켜 생각하곤 한다.
엊그제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화창하게 날이 개었다.
싱그러운 6월의 아침, 이슬방울 맺힌 잎사귀들을 가만히 올려다본다.
언제나 매년 봄을 새롭게 맞이하는 저 나무들처럼 싹이 트고,
다시 피어난 잎사귀로 하늘을 뒤덮은 언덕길을 오늘도 천천히 올라간다.
매년 새로운 잎사귀로 피어나는 나무들뿐만 아니라,
바로 나의 인생에 있어서도 또 한 번,
새롭게 맞이하는 6월 초하루,
지금 이 순간, 어제와는 또 다른 나로 거듭나 새로운 모습으로
나의 인생을 다시 시작해 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