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하여

by 청목


요즘, ‘자존감(自尊感)’ 그 의미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 본다.


지난번 ‘퇴행성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결국 오른쪽 무릎을 수술하게 되었다.

나름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솔직히 그 자존감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분명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나를 가만히 돌아보게 하였다.


지인으로부터 듣기를 각 사람에게는 ‘무릎 사용 총량제’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내가 평소 즐겨하던 등산, 그리고 테니스 등, 운동을 하며 그간에 ‘이미 사용 총량을

넘기지 않았을까?’하고 미루어 생각해 본다.


지난 한 달 가까이 입원 수술을 잘 마치고, 지금은 퇴원하여 물리치료 중이다

아직은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걷지 못하지만 차차로 나아지고 좋아지려니 스스로

마음을 다독인다.


얼마 전, 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의 자녀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당연히 가봐야 할 것이나 우선 내 몸이 불편한 까닭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당시 함께 근무했던 ‘S’라는 동료가 전화를 해왔다.

이번 결혼식에 차로 우리 집에 들러서 함께 가겠다는 것이다.

그 친구가 내 무릎 수술한 것을 알리도 없고, 더구나 이미 퇴직해서 세월도 꽤 지났다.

그간 코로나도 있었고, 요즘 서로가 연락도 뜸한 편이라 그런 기대는 아예 하지 않았다.

내심 어려운 때, 그러한 마음 씀이 참 고맙게 여겨졌다. 가만히 뒤돌아보면

그 친구는 평소 생각이 깊고, 남을 잘 배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람이 산다는 것은 각자 자신의 삶,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지만

결국 사람이 혼자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풀꽃 시인’으로 잘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60대쯤, 뜻하지 않게 건강에 대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에서조차 더 이상 살릴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자연 본인이나 가족들도 이제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하늘의 도움이었는지, 가족들이 눈물겨운 기도와 보살핌이 있었든지

실제로 3일 동안 임사(臨死) 체험을 겪으면서 스스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어

기적적으로 살아나셨다고 한다.

그 시인님의 삶이 그와 같이 자기 가족들은 물론 생명이 있는 모든 것, 작은 풀꽃

하나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그러한 평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잘 일깨워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聖人) 공자의 가르침을 살펴보아도 거기 바로 (仁), 사랑하는 마음,

맹자의 선(善)한 마음, 결국 사람은 꼭 무엇을 기대해서가 아니라 내가 베풀 수 있을 때,

그럴 수 있어야 하고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봄꽃은 찬 눈 속에서도 피어난다.

어쩌면 작은 씨앗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고,

겨울 나목에서 새로운 싹을 틔워낸다.


이와 같이 만물이 생동하는 요즘, 우리 마음 가운데서도 새로운 사랑을 일깨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삶,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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