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일깨움

선생님의 마음

by 청목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신영복, <처음처럼> p108)


선생의 이 글을 읽으며,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을 일깨우는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이해가 되었으나,

'배운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는 말씀은 궁금히 여겨 선생께 여쭈어 본 일이 있다.


선생은 배움을 '물(水)'로 풀이해 주셨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자기를 낮은 곳에 두면 물이 자기에게 흘러듭니다.

배움은 다른 사람의 말과 지혜를 받아들인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바다(海)'가 모든 시재를 다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름이 '바다'이고

가장 큰 물이라"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낮아진다'의 의미로 배우고 알수록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풀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시 공부를 함께 하면서 만나게 된 '정혁재 시인'의 <소리 없는 소리> 시집 가운데 초, 중, 고등

학생에 맞는 일깨움에 대한 시(詩)가 있어 소개하면,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면>


세상은 한없이 아름다운 거란다

자연은 티 없이 신비로운 거란다


부모님은 너희를 사랑한단다

질서는 언제나 지켜야 한단다


배려는 참으로 푸근하단다

우주는 한 없이 꿈을 준단다


가끔은 지는 것이 이기는 거란다



<중학생에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다

구름이 가는 건 바람 때문이고

비가 오는 건 중력 때문이지


친구에게도 지켜야 할 것이 있지

친구에게도 예의는 지켜야 한단다

베풀어 주는 것이 더 뿌듯하단다


수학의 즐거움도 알아보자

물리의 경이로움도 알아보자

재미있으면 쉽단다


세상은 좋은 것들이 훨씬 많단다

좋은 사람이 훨씬 많단다

정의로운 사람이 더 많단다

그래서 살만한 세상이란다



<고등학생에게>


질서는 모두에게 필요하지

책임에 대해서 알아야지

의무에 대해서도 알아야지


이성에 대해서 존중해야 하고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단다


세상에는 악한 사람도 있고

약싹 빠른 사람도 있으며

해악을 주는 사람도 있단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단다

결국은 성공이란다

기다림 속에 기회를 잡지


성공한 사람 위대한 사람들

좋은 사람을 곁에 둔단다

언제나 경청을 한단다


위와 같이 시인이 바라는 학생들의 모습을 초, 중, 고등학생으로 구분하여 담아 놓았다.


놀라운 것은 본인이 30년도 넘게 교직에 몸담아 온 사람으로 그간 무엇을 가르쳤을까 뒤돌아 보게 합니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바라는 몇 가지 가르침을 꼽아보다면,

'큰 꿈을 가져라!',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라!', '나를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해라!' 등,

그런데 조금은 막연한 감이 있다.

반면 정혁재 님의 시속에 담긴 의미는 초, 중, 고 학생들에게 아주 구체적이고 알맞은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학생들이 이와 같은 모습으로 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기 함께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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