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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나비 Apr 28. 2021

집착하는 사랑


우리 반에(5살) 한 학부모님은 거의 매일 저에게 키즈노트(알림장)을 보냅니다. 아이가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드레스를 사주었으니 예쁘다고 말 좀 해달라든지, 아이가 원에서 이러저러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등등. 요구 사항이 아주 많습니다. 당연히 그런 요구 사항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한다면 말이 달라지죠. 아침부터 장문의 메시지를 받아 볼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힙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그런 행동에 저의 마음의 문은 닫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과도하게 아이에게 그리고 교사에게 집착하며 사랑을 구걸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이는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럽거든요.


그녀를 반면교사로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사랑 달라고 집착하면서 구걸하진 않았는지, 누군가의 숨을 탁탁 막히게 하며 의존하고 구속하려 하진 않았는지 말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 저도 똑같이 행동한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직장 상사에게 그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랬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라는 책에 보면 사람에게는 누구나 남에게 침범당하고 싶지 않은 공간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것을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타인이 자기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구속하려 들까 봐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매일 하트가 들어간 장문의 메시지를 보며 저를 구속하고 의존하려는 그녀가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초반부터 너무 가까이 다가오려 하니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죠. 제 안에 그 모습이 있나 봅니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그녀가 안쓰럽게도 느껴지네요. 적당한 거리를 두되 사랑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 당당한 그대로의 나로 사랑받기를 선택합니다.


<참조 : 《당신과 나 사이》김혜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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